- 생기원, 우주 로봇팔·반도체 장비 10대 기계기술 선정

원대희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우주 로봇팔 ‘K-ARM’.[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원대희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우주 로봇팔 ‘K-ARM’.[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우주에서 고장 난 인공위성을 수리하고 우주쓰레기를 수거하는 국산 로봇팔 기술이 개발됐다.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인 연마·세정 장비를 국산화하고 장치 크기를 70% 이상 줄이는 기술도 확보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우주 로봇팔과 반도체 연마·세정 장비기술 2건이 ‘2026 대한민국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은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가 지난 1년간 국내에서 개발된 우수 기계기술과 제품을 선정하는 상이다. 2013년부터 매년 수상 기술을 선정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우주 로봇팔 ‘K-ARM’은 생기원 인간중심로봇연구부문 원대희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했다.

2026 기계의 날‘ 시상식에서 원대희 수석연구원이 상패를 받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2026 기계의 날‘ 시상식에서 원대희 수석연구원이 상패를 받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K-ARM은 인공위성에 탑재돼 우주잔해물을 포획하거나 고장 난 위성을 수리하는 등 다양한 우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발사할 때는 위성 내부에 접힌 상태로 탑재됐다가 우주 궤도에 진입하면 펼쳐지는 구조다. 로봇팔 끝부분의 집게 장치와 다목적 작업 도구를 교체하면 우주쓰레기 수거는 물론 위성 수리와 연료 재급유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우주 로봇팔 개발의 최대 난제는 극한 환경이다. 우주는 진공 상태인 데다 극심한 온도 변화와 방사선에 노출된다.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한 진동까지 견뎌야 해 일반 산업용 로봇 부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우주 환경에 적합한 부품을 적용해 로봇팔을 설계·제작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실제 우주 환경을 모사한 진동시험과 열진공시험을 통과한 인증시험모델(EQM)급 K-ARM을 제작해 우주 환경 적합성을 입증했다.

반도체 연마 패드 두께 편차를 줄이는 폐루프(Closed-loop) 제어 시스템 개념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반도체 연마 패드 두께 편차를 줄이는 폐루프(Closed-loop) 제어 시스템 개념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지상에서 미소중력 환경을 모사해 로봇팔과 위성 탑재 장비의 성능을 사전에 검증하는 ‘K-POS’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한양대 최영진 교수 연구팀, 로봇기업 뉴로메카와 공동 개발했으며 현재 국방과학연구소,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위성 체계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함께 선정된 반도체 연마·세정 기술은 극한공정제어그룹 조한철 수석연구원 연구팀의 성과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웨이퍼는 표면이 균일해야 불량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웨이퍼 표면을 정밀하게 평탄화하는 화학적·기계적 연마(CMP) 공정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연마 과정에서 패드의 두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두께 편차를 최소화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패드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공정 불균일 문제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다.

연마를 마친 웨이퍼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세정장치도 새롭게 설계했다. 핵심 구조를 개선해 기존 대비 장치 부피를 70% 이상 줄였다.

장치가 작아진 만큼 여러 층으로 쌓아 설치할 수 있어 장비 설치 공간을 줄이면서 처리량을 늘릴 수 있다. 힘과 마찰을 감시해 장비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특히 연마 공정 핵심 장치 기술은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에 이전돼 차세대 연마 장비의 핵심 모듈로 실증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생기원은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미국과 일본 기업이 90% 이상을 점유한 글로벌 관련 장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웅희 생기원 원장은 “우주 로봇팔의 극한 환경 제어부터 반도체 장비의 외산 장벽 돌파까지 이번 10대 기계기술 선정은 현장 밀착형 실전 기술의 결실”이라며 “국가 전략산업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흔들리지 않도록 초격차 원천기술 확보와 사업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