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갔다. 29일 삼성전자는 매출 195조2532억원, 영업이익 107조4405억원(이하 연결 기준)의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6.9%와 783.1%가 늘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이 327.9% 증가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은 632.1% 늘어난 83조3338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과 SK하이닉스 매출이 각각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최초다. 삼성전자는 4개 분기 연속, SK하이닉스는 6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 실적 경신 행진이다.
두 기업 모두 실적은 1년~1년 반 이상 가파른 우상향이지만, 주가는 널뛰기, 롤러코스터 양상이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9.01%, SK하이닉스는 10.89% 급등하며 마감했지만, 6월에 기록한 종가 기준 52주 최고치와는 각각 33%와 49%가 빠진 수준이다. 52주 최고치는 작년 11월에 찍은 최저치에 비해 각각 282%와 460%가 증가한 값이다. 반도체 시장의 유례없는 초호황과 인공지능(AI) 투자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더라도 일관된 실적 추세를 보이는 시가총액 1~2위 기업로선 대단히 극단적인 변동성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AI인프라와 반도체산업의 풍향계인 미국의 엔비디아나 마이크론과 비교하면 우리 두 기업의 실적과 주가 괴리는 유독 심하다. 투자자들은 우리 기업의 현재 경쟁력과 수익성은 믿되, 미래와 우리 자본시장에서의 평가 가치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는 얘기다. AI 과잉투자와 수익성 우려, 유가·금리 등 거시경제 지표의 변화 등에 대한 우리 기업의 방어·대응력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중국의 거센 도전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주요 글로벌 기술기업들과의 ‘장기공급계약’ 비중을 늘리며 과거 경기순환형이었던 반도체산업의 제약을 넘어서고 있다. 또 전례없는 대규모 자사주소각과 주주환원정책 등으로 기업가치제고와 투자자 신뢰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 경제와 산업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AI 투자 낙관·비관론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메모리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시스템 반도체·첨단 패키징의 발전, AI 수요의 국내 산업 확산, 전력·용수·인재 인프라 국가책임 등 ‘초격차 밸류체인’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단기적 주가 부양이나 재정정책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 신뢰를 키우고 수익 배분을 합리화하며 초과 현금흐름을 활용해 AI 산업 변동성을 견딜 체력을 키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