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방화범 이모씨 공소청 송치

경찰, 살인미수 혐의 추가 적용

특정인 찾고, 유일한 탈출구 방화

범행 전 휴대전화까지 해지하고

임대차 계약 해지 의사도 밝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26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 A씨가 29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으로 구속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26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 A씨가 29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으로 구속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특허법인 2곳에 불을 질러 26명을 다치게 한 70대 남성 이모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경찰은 이씨가 방화 직전 특정 인물의 근무 여부를 확인하고, 내부에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알고도 탈출구에 불을 지른 점 등을 확인했다. 이씨가 범행 직전 휴대전화를 해지하는 등 신변을 정리한 계획성까지 종합해 살인 의도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9일 특허법인 2곳에 불을 지른 이씨를 현존건조물방화치상,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서울중앙지방공소청으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당초 사람이 있는 건조물에 대한 방화인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 적용했지만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수사팀은 범행을 계획한 점, 특정 인물을 겨냥한 점, 유일한 탈출구에 불을 질러 피해을 키운 점 등을 미루어 살인 의도가 있다고 봤다.

이씨는 A특허법인에 방화하기 전 특정인의 근무 여부를 물었던 점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또 그는 B특허법인에서는 방화 전 사무실 내부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불을 질렀다.

아울러 두 번의 방화에서 두 특허법인의 유일한 탈출구인 출입문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이씨는 “겁을 주려고 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씨의 행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불특정 다수인의 사망에 대한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씨 범행의 계획성도 확인됐다. 그는 지난 9월 24일부터 범행을 순차적으로 준비했다. 주거지 인근 상점에서 15ℓ의 식초통, 까나리액젓통과 라이터 2개를 구매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26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 A씨가 29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으로 구속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26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 A씨가 29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으로 구속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범행 전날인 지난 19일에는 주거지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17ℓ를 구매하고, 앞서 구입한 통에 옮겨 담으며 범행을 준비했다.

또 범행 닷새 전에는 신변을 정리했다. 지난 15일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만기가 9개월 남은 임대차 계약 해지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지난 20일 정오께 역삼동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 입주한 특허법인 2곳에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화재로 총 26명이 기도화상을 입는 등 부상을 입었다. 변리사 1명은 심정지로 발견돼 병원 이송 후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22년에도 같은 특허법인에서 직원을 해코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전날 이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심의위는 피해의 중대성과 범행 수단의 잔인성이 인정돼 범행 증거도 충분하다고 봤다. 그의 신상 정보는 다음달 3일 오전 9시께부터 30일간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송치 이후에도 공소청과 적극 협력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