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메모리 실적 지속성을 증명해 나가고 있는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발표에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구체화 하지 않으면서 주가 재평가에서 제동이 걸렸다.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업계 전망이 6월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던 주가에 반등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당장 추가적인 주주환원 기대감은 내년 1월로 미뤄두게 된 상황이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0.41%(1000원) 하락한 24만1000원으로 출발한 뒤 약세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잠정실적과 큰 변동이 없던 점, 추가 주주환원 발표 시점이 앞당겨지지 않은 점, 전날 9%대 급등 후 실적 이벤트까지 소화한 점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현금배당 규모를 총 30조원, 주당 보통주·우선주 각각 4601원으로 의결했다. 당초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추가 주주환원안이 조기에 발표되는 이변은 없었다. 향후 자사주 매입·소각 때 우선주 매입 비중을 적극 조정하겠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잠정실적 발표 당시 공개된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는 상황”며 “우선주 매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나 주가 방향은 콘퍼런스콜에서 공개될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26년 잔여 재원에 대한 최종 주주환원 규모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힌 점이 시장의 실망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도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주주환원 규모를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에서 107조4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고도 주가 부진에 빠졌다. 그간 AI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부담과 미국 기술주 흐름이 국내 증시와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AI 수익화 우려가 완화되고 메모리 업황의 실적 지속성이 증명되면서 반전되고 있다. 장기 공급계약이 기존 5년에서 10년 단위로 확대되면서 장기간 판매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0년짜리 초장기 계약이 정착하면 메모리 산업의 큰 업황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고 실적 가시성이 높아져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가치가 한 단계 올라가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의 70~80%가량을 이미 장기 공급계약으로 배정한 것으로 추정돼,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나 중국 클라우드 업체의 확보 경쟁 속에서 가격 협상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익 컨센서스는 최근 1개월새 2027년과 2028년 전망치가 모두 상향조정 됐다. 2027년은 560조7707억원으로 3.55%, 2028년은 613조6833억원으로 15.00% 상향됐다. 중장기 실적 개선 기대는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의 2배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최근 3개월간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49만2500원이다.
전날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및 주주환원 정책도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이다. 2029년까지 물량이 사실상 완판됐고 장기공급계약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점이 투심 회복에 힘을 보탰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재개도 반도체주와 코스피 전반의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자사주 추가 매입은 29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약 20조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매 분기 발표될 주주환원책은 (주가)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며 수급 우려를 완화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은 내년까지 주목되는 이슈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연간 실적을 확정한 뒤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잔여 주주환원 규모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결정한다.
그간 주가 짓눌려온 코스피 외국인 수급도 실적발표에 앞서 개선세로 돌아섰다. 전날 넥스트레이드 거래를 포함한 외국인 순매수는 1조원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도 28~29일 이틀간 약 6002억원 순매수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국내 반도체주의 낮은 밸류에이션과 장기수요를 근거로 한 매수 의견이 최근 제시되고 있다. 미 자산운용사 코즈웨이캐피털매니지먼트의 사라 케터러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삼성전자는 앞으로 2~3년간 수요가 사실상 무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다시 하락해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지금이 주식을 매수할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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