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 헤그세스 美 국방과 첫 대면 회담
전작권 전환 ‘조기’에서 ‘적기’로…‘가속화’ 빠져
“전작권 전환 논의와 시기 결정 일정 늦어질 듯”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한미 국방장관이 올해 연말 워싱턴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초 장관급 연례 안보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미 간 핵심 안보 현안을 다루는 SCM은 매년 11월께 열렸는데 해를 넘기는 것은 미국의 이라크 공습으로 이듬해로 미뤄진 1998년 이후 28년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에 가진 회담에서 ‘역사적인 제58차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내년 SCM 개최에 합의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SCM은 한미 국방장관이 전작권과 확장억제 등 국방 현안을 망라해 논의하는 연례 협의체로, 정부는 이번 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전작권 전환 연도(X연도)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정부는 FOC 완료 후 다음 단계이자 마지막 과정인 미래연합사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및 검증을 1년 정도면 마무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28년 또는 내년을 X연도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SCM이 해를 넘기게 되면서 FOC 검증과 전작권 전환 로드맵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 발표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와 관련 ‘조기’가 아닌 ‘적기’로 표현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지난 9월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공동성명에는 전작권 전환 ‘가속화’를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에선 빠졌다. 다만 SCM 연기 배경에는 이란 전쟁 등 미측 사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올해 SCM에서 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작권 전환 연도를 구체화하려 했던 만큼 이번 연기로 관련 논의와 결정 일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전작권 전환은 특정 시점보다 실질적인 준비와 양국 간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한미 간 이견이나 동맹관계의 이상 징후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이어 “향후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전작권 전환과 확장 억제, 주한미군의 역할, 핵추진잠수함 협력 등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한 정책적 조율을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년 초 SCM이 단순히 연기된 회의가 아니라 주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와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우리 군은 향후 FMC 평가 시행에 대비해 평가관의 역량 강화와 원활한 FMC 평가를 위해 연합검증TF 규모를 확대 편성했다”며 “한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합참에서 핵·재래식 통합 도상연습인 아이언메이스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은 전날 미국 외에도 일본, 호주,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등 국방장관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졌다. 국방부는 이들 국가와의 회담에서 “지난 9월 북한의 지뢰폭발 상황을 설명하고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 고조와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의 양자회담 결과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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