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주 공급가 12만원대 책정…글로벌 치료제 대비 확고한 가격 경쟁력
한국인 맞춤형 임상 앞세워 평균 9.75% 감량…2조 비만약 시장 도전장
22일 첫 출하 거쳐 29일경 일부 병·의원 처방 시작…초도 물량 안착 주력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국내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 신약 ‘에페’가 29일경부터 일부 의료기관에서 본격 처방되기 시작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양분해 온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기존 외산 약물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과 한국인 맞춤형 임상 데이터를 무기로 3자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 22일 첫 제품 출하를 마쳤으며, 공식 출시일 형태가 아닌 29일경부터 일부 병·의원을 중심으로 실제 환자 대상 처방이 시작됐다.
에페는 중추신경계와 위장관의 GLP-1 수용체에 결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유도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투약 용량은 2㎎부터 4㎎, 6㎎, 8㎎, 10㎎까지 총 5단계로 나뉘며, 가장 낮은 2㎎ 용량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증량해 유지 용량인 10㎎까지 투약하도록 설계됐다.
에페의 최대 강점은 경쟁 약물을 압도하는 가격 경쟁력이다. 한미약품이 책정한 에페의 용량별 공급가는 ▷2㎎ 2만4200원 ▷4㎎ 4만700원 ▷6㎎ 5만7200원 ▷8㎎ 6만9300원 ▷10㎎ 7만4800원이다.
이에 따라 초기 적응 단계인 첫 4주간(2㎎ 및 4㎎ 혼합 투여 기준) 약품 공급가는 12만9800원 수준으로 형성된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마운자로의 최저 용량 기준 4주 공급가(약 27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며, 위고비(약 21만원)와 비교해도 40%가량 저렴하다. 유지 단계 진입 시 5~8주는 22만8800원, 9~12주는 27만7200원, 13주 이후 10㎎ 유지 투약 시 4주 공급가는 29만9200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토종 신약’으로서 한국인에 최적화된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한미약품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 3상 및 상업화까지 전 과정을 독자 기술로 완주했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40주간 에페를 투약한 환자군은 평균 9.7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으며, 개별 환자에서는 최대 30%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연간 2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에페가 독자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부작용 부담을 줄인 한국인 대상 안전성 지표와 압도적인 가성비가 처방 현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출하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병·의원 공급 부족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가 초기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전량 자체 생산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철저한 품질 관리와 합리적인 가격 체계를 바탕으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 나가겠다”며 “국민의 건강한 체중 감량과 대사질환 통합 관리에 기여하고, 나아가 비만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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