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대발생 시기 43일 앞당겨져

식물플랑크톤 증식 늦어져 산란기와 엇박자

남해 멸치 어획량 10년 새 약 25% 감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남해에서 해파리가 대량으로 출현하는 시기는 빨라진 반면 멸치의 먹이 환경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파리 대발생 시기는 10년 사이 43일 앞당겨졌고, 여름철 식물플랑크톤 증식 시기는 늦어졌다. 같은 기간 남해 멸치 어획량은 약 25% 감소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9일 남해 해양환경과 해파리 출현, 멸치 어획량의 장기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남해의 해양환경과 생물 출현 자료를 분석해 해파리와 멸치의 생태 변화 양상을 살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Marine Environm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시기는 2010년 무렵 9월 하순에서 2020년 무렵 8월 중순으로 이동했다. 연중 268일째에서 225일째로 43일 빨라진 것이다.

연구진은 해파리 출현 시기 변화와 함께 남해의 해양환경도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4~7월 대마난류의 영향이 커지는 등 해류 환경에 변화가 나타났다.

해파리의 출현 시기가 앞당겨진 것과 달리 멸치의 먹이 환경에서는 다른 변화가 관찰됐다. 2017~2020년에는 여름철 식물플랑크톤 증식이 약해지고 증식 시기도 늦여름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식물플랑크톤은 동물플랑크톤의 먹이가 된다. 동물플랑크톤은 다시 멸치의 주요 먹이로 이어진다. 식물플랑크톤이 늘어나는 시기가 늦어지면 6~7월에 집중되는 멸치 산란기와 먹이 생산 시기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해파리와 어린 멸치가 먹이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두 생물 모두 동물플랑크톤을 먹는다. 해파리는 크기 3㎜ 미만의 작은 먹이생물뿐 아니라 어류의 알과 자어도 섭취할 수 있다.

멸치 어획량도 감소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남해의 7~12월 멸치 어획량은 조사 기간 초반 11만3700톤(t)에서 중간 시기 8만8450t, 후반 8만5010t으로 줄었다. 초반과 후반을 비교하면 약 25% 감소한 수치다.

다만 해파리 출현 시기가 빨라진 것이 멸치 어획량 감소를 직접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는 해양환경 변화와 해파리 출현, 멸치 먹이 환경 및 어획량 사이에서 나타난 장기적인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남해 생태계의 변화를 파악할 때 개별 어종의 자원량뿐 아니라 해류와 먹이생물의 증식 시기, 해파리 출현 시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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