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쿡 “기존 선거와 다른 유니콘 선거”
고유가·관세·이민정책에 농촌 지지층 불만
민주당 지지보다 기권·공화당 외면 가능성
네이트 실버 “공화당 참패 땐 트럼프 시대 종말”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공화당 지지층이 떠오르고 있다. 고유가와 관세, 이란 전쟁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품은 전통적 공화당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거나 공화당 후보를 외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선거분석기관 쿡 정치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관의 창립자인 찰리 쿡은 이번 중간선거를 기존 선거의 패턴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유니콘 선거’라고 평가했다.
통상 미국 선거에서는 무당파나 중도층의 표심이 승패를 좌우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공화당 지지자들의 선택이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쿡은 “이번 선거의 핵심 그룹은 민주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 전혀 없는 공화당 지지자들”이라며 “이들 중 다수는 농촌이나 소도시에 거주하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높은 유가와 관세, 무역전쟁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동맹국과 이웃 국가를 상대로 벌이는 무역전쟁 역시 이들의 반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쿡은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란 공격과 무역정책 때문에 농장과 사업체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한 이민정책도 불만의 원인이다. 이민자 단속으로 농장과 사업장에서 일할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쿡은 “이들 농촌 유권자들은 민주당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삶과 생계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했다”면서도 “공화당 대통령,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결정이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토록 무신경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선출직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감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지지층에 피해를 주는데도 공화당 의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만이 실제 투표장에서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쿡은 불만을 품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마지못해 공화당 후보를 선택하거나, 투표장에 가더라도 일부 공화당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예 투표를 포기하거나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쿡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급격히 확산하는 ‘블루 웨이브(푸른 물결)’보다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열기가 식는 ‘레드 언더토우(붉은 저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공화당 후보들의 경쟁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악재로 꼽혔다.
쿡에 따르면 상원의원 선거 경합지 9곳 가운데 알래스카와 캔자스,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 등 5곳에서는 공화당 현역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현직 의원들조차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공화당의 선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쿡은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출마하는 대선과 이번 중간선거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여론조사의 오차는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을 때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공화당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열세를 실제 선거에서 뒤집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선거예측 전문가 네이트 실버도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버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가 현재 여론조사 전망과 비슷하게 나타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극심한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트럼프 시대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선거가 끝나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2028년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내부 세력 재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이 선거에서 크게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버는 2008년 선거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을 창립했으며, 2008년과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해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쿡 역시 1984년 쿡 정치보고서를 설립한 미국의 대표적인 선거분석 전문가다. 쿡 정치보고서는 미국 주요 선거를 앞두고 판세 분석에 가장 자주 인용되는 기관 중 하나로 꼽힌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