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다. 증권가는 현재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하며 이번 주주환원책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상 최대 실적과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28일 장 초반 6%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026년 회계연도 주주환원 예상 규모가 약 100조원이라고 공시했다.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취득·소각 60조원 이상으로 구성된다. 자사주 취득·소각 규모에는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 포함됐다.
3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조원이다. 이 가운데 주주환원 목적의 10조원은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에 활용한다.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는 주주환원 규모에서 제외된다.
3분기 현금배당 규모는 14조원으로, 주당 배당금은 2만원이다.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에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 지분 매각 차익을 재원으로 한 특별배당 1만원을 더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키옥시아 투자로 실현한 수익의 대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배당 기준일은 다음 달 30일이며 배당금은 기준일로부터 1개월 이내 지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분기별 자사주 매입을 지속해서 진행하겠다”며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강조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관심은 주주환원 계획에 쏠렸다.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주주환원 확대 여부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혔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기존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더해 50조~60조원의 추가 주주환원을 예상했다.
증권가는 추가 주주환원책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자사주 매입도 기존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 우려를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밸류에이션과 강화된 주주환원책이 맞물린다면 실질적인 주가 반등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1분기부터 모바일 메모리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며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454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026년·2027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62조6865억원, 403조8418억원에 달한다.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2197억달러에서 올해 9496억달러, 내년 1조5188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현금 유입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 강화와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업황 고점 통과(피크아웃)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회사는 “장기공급계약(LTA)을 포함해 2029년까지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물량이 모두 판매 완료됐다”고 밝혔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전망에도 SK하이닉스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전날 종가는 134만1000원으로 지난 6월 23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300만2000원)보다 55.33% 하락했다.
류 연구원은 “현 주가는 업황의 강세를 반영하지 못 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주가는 어느덧 12개월 선행 PER 기준 3배 이하로 하락했고, 이는 주가가 이익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도 현재 주가를 크게 웃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최근 3개월간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324만원이다. 전날 종가(134만1000원) 대비 약 141.6%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 PER은 3배 수준까지 하락하며 실적과 주가의 극단적 괴리가 발생해 과거 금융위기에 준하는 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며 “주가에 선반영된 비관론보다 미래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남은 과제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와 국내 원주의 가격 괴리 해소다. 현재 ADR 프리미엄은 50%에 육박한다. 상호전환 제약이 완화되면 국내 원주에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실적인 방안은 전환 한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회사가 미리 일괄 동의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라며 “정해진 한도 안에서는 전환할 때마다 신고하지 않고 한 번에 신고를 마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절차 간소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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