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하나증권 FICC 부문장
글로벌 외화 조달시장서 입지 강화
자본확충·레버리지 개선 동시 달성
FICC 조직 개편 후 수익 크게 증가
하나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 글로벌 외화 조달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혔다. 해외 투자자들이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위상과 지원 의지까지 높이 평가하면서 이 같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이다. 그룹과 증권의 결속력,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꾸준히 유상증자를 지원해 온 이력이 신뢰와 잠재력으로 호평받았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는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일반 채권처럼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특히 하나증권은 이를 외화(달러)로 발행,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자본 구조를 다변화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4월 공모 한국물 시장에 데뷔한 하나증권은 올해 5월 말 중동사태 와중에도 3억달러 규모의 선순위 달러채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신종자본증권까지 영토를 넓히며 글로벌 조달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굵직한 딜의 중심에는 채권·외환·원자재(FICC, Fixed Income·currency·commodity) 부문을 진두지휘하는 김정훈(사진) FICC 부문장(전무)이 있다.
그가 이끈 신종자본증권은 3억달러 규모로, 지난달 30일 발행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BBB’ 등급을 받았고, 수요예측에는 전 세계 120여개 기관이 참여해 공모액의 약 6배인 17억달러의 주문이 몰렸다.
하나증권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일차적 배경은 자본 확충이다.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머니무브’ 현상으로 증권사들의 자산과 부채가 동반 상승하면서, 레버리지 비율 규제 부담이 업계의 숙제로 떠올랐다. 김 부문장은 “자산과 부채가 함께 커지는 것은 리스크 측면에선 큰 의미가 없지만, 회계상 양쪽을 다 잡다 보니 레버리지 비율이 증권사 공통의 제약이 됐다”며 “비즈니스 확대에 대비한 유휴자본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외화자본증권 발행 검토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꾸준한 러브콜도 기폭제였다. 지난해 공모 한국물 데뷔 이후 로드쇼를 진행할 때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묻는 해외 기관들이 적지 않았다. 실수요를 파악해 보니 5년 만기 선순위채와 5년 콜옵션 자본증권의 발행금리 차이(스프레드)는 70~80bp 안팎에 불과했다. 김 부문장은 “그 정도 금리만 더 얹으면 자본성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국내 발행보다 비용과 조건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가장 높이 평가한 점도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위상과 지원 의지였다. 투자자들은 그룹과 증권의 결속력,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꾸준히 유상증자를 지원해 온 이력에 주목했다. 또 파생결합증권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선두를 지켜온 역량 등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하나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약 280%P 오르고, 레버리지 비율은 약 48%P 개선됐다. 9월 말 기준 NCR은 1726.9%, 레버리지 비율은 839.3%다.
김 부문장은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돼 NCR과 레버리지 비율을 동시에 개선하고,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부채를 최대 10배 일으킬 수 있어 전사 비즈니스에 두루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FICC를 본부에서 부문으로 격상하며 상품·운용·법인금융상품 등 세 개 본부를 하나로 통합했다. 조직 개편 이후 올해 들어 원자재 파생 관련 수익은 전년 대비 336%, 외환(FX) 관련 수익은 98%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