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日오사카서 첫 대규모 단독 팝업 개최
424평 공간서 71개 K-패션·뷰티 브랜드 소개
“한국 브랜드 디테일 좋다” 현지 2030 발길
농심 ‘신라면’ 부스도 등장…“맵지만 감칠맛”
[헤럴드경제=김진(오사카)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전 일본 오사카의 번화가에 자리한 ‘그랜드 그린 오사카 VS’ 앞. 2030 젊은 남녀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건물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무신사의 첫 오사카 단독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러 온 현지 ‘오픈런’ 고객들이다.
오픈 시간인 11시가 다가오자, 행사장이 있는 지하 1층 입구부터 건물 바깥까지 수십미터에 달하는 긴 줄이 생겼다. 줄을 서던 20대 여성 마도카 씨는 “소셜미디어(SNS)에서 홍보하는 걸 보고 오게 됐다”며 “한국 여행을 갔을 때 무신사를 알게 됐고, 귀여운 게 많아서 3~4번 정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패션은 최첨단이라는 이미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팝업은 1400㎡(약 424평) 공간에서 K-패션·뷰티 브랜드를 각각 50개, 21개 선보였다. 전시·판매 상품은 약 3400개다. 앞서 무신사가 일본에서 진행한 다섯 번의 팝업을 통틀어 역대 최다 수량이다. 지난 2023년 한큐백화점에서 단기간 진행됐던 첫 팝업과 달리 무대를 넓혔다. 기간도 다음 달 8일까지, 총 17일로 늘었다.
문이 열리자 내부는 순식간에 많은 인파로 들어찼다. 로맨틱한 디테일의 ‘일리고’, ‘오헤시오’ 코너부터 북적였다. 한 여성 고객은 친구에게 옷을 보이며 연신 “카와이(かわいい·귀엽다)”라고 말했다. ‘서울, 스탠다드’를 주제로 꾸며진 무신사 스탠다드 존을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고객들은 옷에 달린 QR태그를 휴대폰으로 찍어 가격을 확인했다. 구매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이뤄지는 방식이었다.
한국 패션과 무신사에 익숙한 젊은층도 많았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마나 씨는 “무신사 글로벌 온라인 스토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오사카 팝업이 열린다고 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브랜드는 심플하면서 조그마한 디테일이 마음에 든다”면서 “‘히에타’라는 브랜드가 귀여워서 좋다”고 했다. 다른 여성 방문객 유니 씨는 “얼마 전 무신사에서 ‘기호’ 신발을 샀는데, 이번에 처음 일본에 온다고 해서 신고 왔다”며 발을 들어보였다.
뷰티 코너에는 무신사 뷰티의 자체 브랜드인 ‘오드타입’, ‘위찌’ 외에도 많은 신진 K-뷰티 브랜드가 들어섰다. 신진 브랜드 중 하나인 ‘파이브바이브’의 강경민 대표는 “무신사를 통해 두 번째 일본 팝업을 하게 되면서 일본 고객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는 걸 느낀다”며 “일본 고객들이 어떤 메이크업을 좋아하고, 어떤 제품이 일본 고객들에게 더 맞는지 등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팝업에서 눈길을 끈 요소 중 하나는 농심의 ‘신라면’ 부스다. K-패션에 관심이 높은 일본 젊은층이 한국의 식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신라면 툼바를 시식하던 마이코 씨는 “맵지만 감칠맛이 있어서 맛있다”고 했다. 한국의 인기 메뉴 4종을 증정하는 일본의 아임도넛 부스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무신사가 오사카를 대형 팝업 장소로 택한 배경에는 간사이 지방까지 퍼진 K-패션 확산세가 있다. 올해 1~9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내 간사이 지역 거래액은 도쿄 중심의 수도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오사카는 일본 제2경제권인 간사이의 최대 도시이자 서일본 최대 상권이다. 무신사에 따르면 이번 팝업 초반인 23~25일 방문객 수는 1만5000여명에 달했다.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내 오사카 지역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1% 급등했다.
무신사는 이번 팝업을 통해 간사이 지역 내 K-패션 수요를 파악하고, 국내 브랜드의 일본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무신사를 발판 삼아 해외에서 성장하는 K-패션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22년 론칭한 국내 패션 브랜드 ‘아캄’이다. 무신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거쳐 일본에 진출한 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며 지난해 100억원대 연간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번 팝업에는 이랜드의 여성 SPA ‘미쏘’와 ‘차칸’, ‘언타이틀드 서울’, ‘기호’ 등 6개 브랜드가 일본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무신사는 일본 오프라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조현아 무신사 글로벌마케팅 총괄은 “일본은 다른 시장에 비해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빠르게 반응이 나타나는 시장”이라며 “일본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사이즈나 상품의 특성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