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000만원, 하루 16시간 근무” 前직원 폭로
헤이지니 측 산재 불인정 의견 제출한 녹취도 공개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구독자 4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본명 강혜진)가 전 직원의 산업재해를 불인정하는 취지의 통화 녹취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근무 환경과 처우를 둘러싼 직원들의 폭로 이후 헤이지니 측의 반박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공방은 장기화 될 조짐이다.
지난 27일 유튜버 이진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헤이지니와 전 직원 A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A씨는 해당 통화 이후 건강 상태가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녹취에서 헤이지니가 A씨에게 건강 상태를 묻자 A씨는 “안 좋다. 우울증이 심해져서 약을 많이 처방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A씨는 산재 신청 과정에서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된 불인정 의견서를 언급하며, 헤이지니에게 해당 내용을 직접 작성했는지 물었다.
A씨는 “의사 선생님이 여행을 다녀오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했던 걸 알고 있으면서 휴직 기간 동안 여행을 다닌 것에 대해 ‘정말 아픈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문구를 넣었느냐”고 물었고, 헤이지니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A씨는 “네 생각 잘 알겠다. 나 지금 약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뒤 통화를 마무리했다.
전 직원의 산재에 의구심을 품은 헤이지니의 입장은 이날 사측이 노동착취 의혹을 반박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A씨는 헤이지니의 회사 키즈웍스에서 근무할 당시 연봉 2000만원을 받으며 야근 수당 없이 장시간 일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연봉이 2100만원으로 인상됐지만, 과중한 업무로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을 진단받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하루 근무 시간이 최대 16시간에 달했다면서, 산재 신청 과정에서 회사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400만원을 지급할테니 산재를 신청하지 않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이를 거절한 뒤 2020년 1월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키즈웍스는 A씨에게 연봉 인상과 상여금 지급, 근무 방식의 자율성 보장 등을 제공했으며 산재 신청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키즈웍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A씨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근무한 뒤 휴직했고, 2019년 5월 자진 퇴사했다”며 “입사 당시 임금체계에 따라 급여를 지급했으며 이후 연봉을 25% 인상하고 휴직 기간에도 별도의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업무 내용과 진행 방식을 직원과 협의해 결정했으며, 근무시간 조정과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A씨의 산재 신청 당시에도 외부 공인노무사를 소개하는 등 절차를 도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또 다른 전 직원 B씨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헤이지니 측의 노동 착취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B씨는 “주말·휴일 근무에 따른 대체 휴무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고, 포괄임금제를 이유로 야근 수당 없이 야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야근 후 택시를 이용할 때 눈치를 주거나 퇴사 의사를 밝힌 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betterj@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