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5.5조원…年 목표 초과 달성
HD현대마린엔진 8700억원…작년 수주액 돌파
HD건설기계, 이달 3900억원 규모 엔진 롱블록 계약
AI 인프라 발전원 부상에 수주 행진
유조선 등 선박 수요 증가도 견인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마린엔진이 올해 6조원을 훌쩍 넘는 수주를 달성하는 등 HD현대의 핵심 먹거리로 ‘엔진’이 급부상하고 있다. 굴착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HD건설기계도 수천억원 규모의 엔진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기존 전방 산업 호황에 더해 데이터센터 발전원으로 엔진이 부상하면서 수주액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엔진 신규 수주액은 지난달 누적 기준 약 6조4000억원이다.
우선 HD현대중공업의 신규 수주액은 41억4000만달러(약 5조5000억원)로 연간 목표액(26억7500만달러, 3조6000억원)을 일찌감치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34억1600만달러,4조5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21.2% 증가했다. HD현대마린엔진의 수주액은 87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7347억원) 대비 18.4% 늘었다.
HD건설기계도 엔진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수주 성과를 올렸다. 이달 초에는 미국 발전 인프라 설루션 기업인 이룩과 3900억원 규모의 가스 발전용 엔진 롱블록(몸체)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룩은 HD건설기계 엔진 롱블록을 활용해 미국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 세트 설루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HD건설기계는 올해 1월 현대로템과 폴란드향 K2 전차용 엔진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HD현대가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건 새로 구축되는 대규모 AI(인공지능) 인프라의 발전원으로 엔진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의 대표 엔진 브랜드인 힘센엔진은 고출력·고효율의 성능을 바탕으로 24시간 운용이 가능하다. 이같은 장점에 기존 활용처인 선박을 넘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 결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미국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에 9560억원 규모의 힘센엔진 기반 발전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대규모 계약에 힘입어 HD현대중공업의 엔진 수주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87억8000만달러(11조7000억원)까지 상승했다. 작년 말(66억8100만달러, 8조9000억원) 대비 31.4% 증가했다.
기존 전방 산업인 조선 시장의 호황도 수주에 한몫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조선 등의 수요가 증가하자, 선박엔진을 문의하는 고객사들이 늘었다. 글로벌 선박 시장 1위인 중국마저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한국 선박엔진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HD현대마린엔진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체결한 신규 계약 19건 중 중국향 계약은 절반을 훨씬 넘는 14건이다. 이달에도 중국 조선사와 268억원 규모의 선박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다.
HD현대의 엔진 수주 행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4년 415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945TWh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AI 속도조절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장기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HD현대는 추가 수주를 이어가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8336억원을 투자해 연간 3GW(기가와트) 규모의 힘센엔진 생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신규 생산기지에는 엔진 조립·시운전 공장, 크랭크샤프트(엔진 핵심 부품) 가공 공장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653억원을 투자해 생산 설비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이날 준공할 군산 엔진 신공장을 중심으로 1~3㎿(메가와트)급 초대형 발전용 엔진 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신공장은 1~3㎿급 초대형 발전용 엔진을 연간 1250대 생산할 수 있다.
yeongda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