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놀론 포함 6개월 요법 임상 효과 분석
15개 병원 참여…치료 성적·부작용 비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결핵 치료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실제 진료 환경에서 확인했다.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치료 성적과 부작용 발생률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 연구팀이 이소니아지드 단독내성 폐결핵 환자를 대상으로 퀴놀론계 항생제를 포함한 6개월 치료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소니아지드는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핵심 항생제다. 해당 약제에 내성이 생기면 일반적인 1차 치료만으로는 결핵균을 충분히 제거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WHO는 이소니아지드 단독내성 결핵에 대해 리팜피신·에탐부톨·피라진아마이드에 퀴놀론계 항생제를 추가한 6개월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해당 치료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전향적 연구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결핵관리사업에 참여한 15개 병원의 성인 폐결핵 환자 2871명을 관찰했다. 이 가운데 이소니아지드 단독내성이 확인된 99명을 대상으로 치료 성적을 비교했다.
전체 환자 중 55명은 퀴놀론계 항생제를 포함한 6개월 요법을 받았으며, 나머지 44명은 퀴놀론계 항생제를 제외한 요법으로 치료받았다.
분석 결과 치료 완료 후 12개월 이내에 재발하지 않은 비율은 퀴놀론 사용 그룹 70.9%, 미사용 그룹 72.7%로 나타났다. 두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여러 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결과는 동일했다.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체 환자의 25.3%에서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했으며, 퀴놀론 사용 그룹은 29.1%, 미사용 그룹은 20.5%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WHO 권고 치료법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전향적으로 평가한 첫 다기관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치료 요법이 무작위로 배정되지 않았고, 연구 대상자도 99명으로 제한적이어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진수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소니아지드 단독내성 폐결핵은 가장 흔한 약제내성 결핵이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치료 근거는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WHO 권고 6개월 요법이 국내 환자에서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종민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 & Infectious Diseases’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민 교수 연구팀은 지난 5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관하는 7억8000만원 규모의 ‘무증상 결핵 코호트 연구’ 사업을 수주했다. 연구팀은 오는 2028년까지 국내 다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무증상 결핵 환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한 관리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w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