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테늄 원자 3~4개 모아 반응성 극대화, 상용 백금 촉매와 동등한 성능

- 500시간 연속 가동에도 성능 저하 절반, 그린수소 생산비 절감 기대

귀금속 루테늄 원자를 활용한 고성능 수전해 촉매(AI 생성 이미지).[KAIST 제공]
귀금속 루테늄 원자를 활용한 고성능 수전해 촉매(AI 생성 이미지).[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수소 생산에 필요한 비싼 귀금속 사용량을 75% 줄이면서도 기존 상용 촉매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건국대와 공동으로 귀금속 루테늄(Ru) 원자를 활용한 고성능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전해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줄인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수소 생산 반응을 촉진하는 데 고가의 귀금속이 필요해 경제성 확보가 과제로 꼽혀왔다.

기존 귀금속 나노입자 촉매는 원자들이 덩어리로 뭉쳐 있어 내부 원자들이 반응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원자를 하나씩 분리한 단일원자 촉매는 원자 간 협력이 필요한 반응에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루테늄 원자 3~4개를 원자 한 층 두께로 모아 배치하는 ‘원자층 이웃체’ 구조를 구현했다. 원자들이 큰 덩어리로 뭉치는 것을 막으면서도 서로 협력해 수소 생산 반응을 촉진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텅스텐 탄화물 지지체를 활용해 루테늄 원자들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촉매 주변 물 분자의 연결 구조까지 개선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성 반응을 더욱 빠르게 유도했다.

성능도 확인됐다. 개발한 촉매를 실제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에 적용한 결과, 2.0볼트(V)에서 제곱센티미터당 9.82암페어(A/cm²)의 높은 전류밀도를 기록했다.

상용 백금 촉매보다 귀금속 사용량을 75% 줄이고도 비슷한 수소 생산 성능을 구현했다. 특히 귀금속 무게당 촉매 성능은 약 4배 높았다.

김성빈(윗줄 왼쪽부터) KAIST 연구교수, 전현우 박사, 박지혜 박사,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김성준 박사. 문준희(아랫줄 왼쪽부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이장용 건국대학교 교수, 김형준, 이진우 KAIST 교수.[KAIST 제공]
김성빈(윗줄 왼쪽부터) KAIST 연구교수, 전현우 박사, 박지혜 박사,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김성준 박사. 문준희(아랫줄 왼쪽부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이장용 건국대학교 교수, 김형준, 이진우 KAIST 교수.[KAIST 제공]

내구성도 뛰어났다. 500시간 연속 작동 시험에서 성능 저하가 기존 백금 촉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귀금속 사용량뿐 아니라 촉매 교체와 유지관리 비용까지 줄일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그린수소 생산 설비의 경제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서는 장기간 운전과 실제 산업 환경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김성빈 KAIST 연구교수는 “귀금속 원자 몇 개를 모아 배치하고 주변 물 분자의 반응 환경까지 개선해 적은 귀금속으로 높은 수소 생산 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했다”며 “향후 수소 생산 장치의 귀금속 사용량을 줄이고 다양한 촉매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