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거주 주택 보유율 하위 6.6% 그쳐
상위층 평균 자산 17억7615만원 기록
전월세 임차·청년층 주거 안정대책 시급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가 소유하고 거주하는 주택의 평균 가격 차이가 290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소득 불평등은 완화되는 추세지만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하는 모습이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6억934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7.7% 오른 것으로, 2022년(7억4635만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자산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239만원에 그쳤다. 1년 전보다 9.1% 감소하면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위 계층의 주택 가격은 상승한 반면 하위 계층은 하락하면서 두 집단의 가격 격차는 290.1배로 벌어졌다.
이번 통계는 가구가 실제 소유하면서 거주하는 주택의 가격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월세 거주 등으로 자가 거주 주택이 없는 경우에는 0원으로 산정하며 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직접 거주하지 않으면 포함하지 않는다. 다주택자 역시 실제 거주하는 주택의 가격만 반영한다.
자산 하위 20% 가구 중 거주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지난해 6.6%로 전년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상위 20%의 거주 주택 보유율은 82.5%에 달했다. 전년보다 1.2%포인트 하락했지만 주택 가격 상승이 보유율 감소 영향을 웃돌면서 평균 가격은 오히려 높아졌다. 실제 이들 가구 중 거주 주택 보유자의 주택 가격 중앙값은 7억2000만원으로 2.9% 상승했다.
두 계층의 거주 주택 가격 격차는 장기적으로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2017~2018년 146배 안팎이었던 격차는 2022년 245.5배까지 커졌다. 이후 2023년 215.1배로 줄었으나 2024년 244.9배로 다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290배를 돌파했다.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자산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지난해 자산 1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은 2588만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5분위 가구의 자산은 7.5% 늘어난 17억7615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68.6배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의 64.0배를 넘어섰다.
자산 격차 확대는 소득 분배 지표의 개선 흐름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경상소득 격차는 11.2배, 처분가능소득 격차는 9.8배로 나타났다. 경상소득 격차가 12~13배, 처분가능소득 격차가 11~12배 수준이었던 2017~2019년과 비교하면 모두 축소됐다. 소득 격차가 줄어드는 동안 자산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셈이다.
최근 서울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난 가격 상승세가 자산 상위 계층의 주택 자산을 추가로 끌어올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거주 주택 통계에는 임대·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이 포함되지 않는 만큼 이를 반영한 계층 간 부동산 자산 격차는 더 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뿐 아니라 주거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과 세제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집값 안정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임차 주택 공급과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분양 확대를 주문했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집중된 구조를 지적하며 주택 수보다 자산 가액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자산 불평등 완화를 위해 세제와 주거복지, 주택 공급 정책 등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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