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삼국시대 백제 문화유산인 고분 봉분 위에 올라가 웨딩 촬영을 하는 예비부부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에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있는 마전 1호분 석곽묘에서 웨딩 촬영을 하는 예비부부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웨딩드레스와 정장을 입은 예비부부가 봉분 꼭대기에 올라가 포즈를 바꿔가며 여러 차례 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고분 주변에는 유적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출입을 막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지만, 이들은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올린 A씨는 “강아지들이 모르고 올라가는 건 봤어도 다 큰 성인들이 한참 그러고 있길래 완산구청에 연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산청 관계자들이 화들짝 놀라 웨딩 촬영을 실제로 고분 위에서 한 것이 맞느냐며 확인 전화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절대 올라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며 “이들이 몰랐을까.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올라가지 말라고 울타리도 쳐져 있는데 굳이 넘어 올라가서 촬영하다니 진짜 황당하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마당에 무덤에 올라가 촬영이라니”, “신기한 사람들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했다.
마전 1호분 석곽묘는 2006년 전주 서부신시가지 개발 과정에서 발굴됐으며, 2008년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문학대공원에 복원됐다.
땅을 파고 돌로 곽을 짜서 내부에 관과 부장품을 넣은 돌덧널무덤 형태를 띠고 있다. 백제 지배 세력이 전북 지역의 마한 세력을 편입하던 4~5세기 중반 무렵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다.
다만 법적 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주시 국가유산관리과에 따르면 해당 봉분은 실제 무덤이 아니라 과거 고분의 형태를 고증해 재현한 유적이다.
전주시는 재현 시설이라는 특성상 문화유산 관련 법률을 적용하기 어렵고, 무단 출입을 직접 처벌할 별도 규정도 없다는 입장이다.
고분에 올라가는 행위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경주의 한 고분에서 5살가량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봉분 위에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듯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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