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카 작년 지급액 사실상 상반기 소진
글로벌금융 9월 누적 작년 연간 추월
정착지원금 우회 통로 대여금도 증가
보험설계사 스카우트 비용을 제한하는 ‘1200%룰’이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확대되기 직전인 올해 상반기, 대형 GA들이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집중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일부 GA에서는 설계사 등에 내준 대여금도 빠르게 불어났다. 대여금이 규제를 피하는 우회 수단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대형 GA 4개사(인카금융서비스·지에이코리아·글로벌금융판매·프라임에셋) 자료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경력설계사에게 정착지원금 169억552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연간 지급액(174억2612만원)의 97%를 반년 만에 쓴 셈이다. 인카는 올 7월부터 경력설계사 정착지원금 제도를 폐지했다. 신인설계사 지원금도 상반기에만 26억756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15억1000만원)보다 77% 많았다.
설계사 영입 규모도 커졌다. 인카의 신규 유입 설계사는 1~9월 8179명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7424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경력설계사가 5422명이었고, 그중 3884명은 다른 보험대리점에서 옮겨왔다.
글로벌금융판매는 정착지원금이 해마다 늘고 있다. 1~9월 지급액은 137억2545만원으로, 지난해 연간(106억8512만원)을 넘었다. 2022년(35억6227만원)의 3.9배다. 설계사에게서 다시 거둬들인 환수액도 올해 30억1683만원에 달했다. 1200%룰은 보험계약 체결 후 1년간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월납보험료의 12배(1200%) 이내로 묶는 규제다. 보험사 전속설계사에 먼저 적용됐고, 7월부터 GA로 확대됐다. 여기서 ‘수수료 등’에는 모집수수료뿐 아니라 시상, 여행경비, 정착지원금 등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모든 경제적 이익이 포함된다. 규제 시행 전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영입 경쟁이 벌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눈에 띄는 것은 대여금이다. 대여금은 GA가 소속 설계사나 지점 등에 빌려주는 돈으로, 대개 나중에 지급할 수수료에서 깎는 방식으로 돌려받는다.
인카의 대여금 지출은 2022년 36억3000만원에서 2024년 18억5400만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06억4911만원으로 급증했다. 1~9월에만 201억5105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치의 2배에 달한다. 2022년 연간 기준으로는 5.6배 늘었다. 글로벌금융판매의 대여금도 2022년 7억6084만원에서 1~9월 92억88만원으로 12배가 됐다. 반면 7월 정착지원금 제도를 아예 없앤 지에이코리아는 같은기간 대여금 집행 내역이 없었다. 프라임에셋도 제출자료상 대여금 지출 내역은 없었다.
대여금이 정착지원금의 우회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GA 내부규정에도 명시돼 있다. 글로벌금융판매의 ‘설계사 정착지원금 운영 기준’은 1200%룰을 피하기 위한 우회지급 행위의 하나로 “보험설계사에게 저가·무상으로 대여금 등을 지급하고 향후 수취하는 수수료를 통해 상환하도록 하는 등 정착지원금을 우회하여 지급하는 행위”를 들어 금지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모집질서와 관련, “복수의 GA에 현장검사를 실시했으며,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어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정호원·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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