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통계정보시스템 데이터 분석

kWh당 10원 인하 연 6116억원 감소

“지방 할인 생색, 민간 발전사 직격탄”

투자자 피해·재무 부담 등 보완책 필요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가 시행되면 비수도권 민간 발전사 17곳이 연간 6116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소매) 인하에 필요한 재원을 이들 비수도권 발전사의 전력도매단가(LMP) 인하로 조달하는 구조여서, 정책 부담이 민간에 편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LMP 제도 도입으로 비수도권 SMP(전력도매가격)가 킬로와트시(kWh)당 10원 낮아질 경우 비수도권 민간 발전사 17곳의 연간 수익 감소분은 총 6115억8400만원에 달한다. 사업자당 평균 360억원꼴이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은 지난 8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를 열고 전국을 수도권 남부, 수도권 북부, 중부권, 남부권 4개 권역으로 구분해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산업용 요금 할인폭을 늘려, 최대 10% 싸게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한전은 산업용 소매요금 할인에 연간 약 2조8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며 그 재원을 비수도권 발전사들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도매가격’을 할인해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즉, 비수도권 발전사들의 전력 도매단가를 낮춰서 경감한 재원을 비수도권 산업체 전기요금 할인에 투입하는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도매단가 인하에 따른 실질적 타격이 발전사 유형에 따라 갈린다는 점이다. 발전 공기업의 경우 한전의 연결 대상 자회사로, 결국 모회사인 한전의 전력구매비가 같은 폭으로 줄어 연결재무제표상 손익이 내부 상쇄되는 구조다.

반면 민간 발전사는 도매단가 인하분이 그대로 매출 하락으로 직결된다. 손실이 집중되는 17개사는 대부분 민간자본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결합돼 있어 매출 감소가 곧바로 재무 건전성 위험으로 전이된다. 유형별로는 ▷LNG발전 4개사 2290억원 ▷석탄 발전 4개사 2376억원 ▷LNG열병합 9개사 145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실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사업자별 정산 구조와 비용 회수 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민간 발전사 중 상당수는 최근 3년여간 상업운전을 개시한 신생 업체로 손실 흡수 여력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정책 신뢰도 또한 쟁점이다. 민간 발전사업자 상당수가 과거 정부의 정책 신호에 따라 비수도권에 투자했다. 즉 발전사업 허가와 착공을 마친 뒤에야 LMP 관련 제도가 예고돼, 입지를 재선택할 기회가 없었던 상황이다. 발전사업은 대규모 자금을 먼저 투입하고 장기간 운영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한다. 정부의 발전 허가와 기존 시장제도를 바탕으로 입지와 설비를 확정한 사업자는 도매가격이 낮아져도 발전소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어렵다. 신규 사업자에는 입지 선택을 유도하는 가격 신호가 기존 사업자 입장에선 대응하기 어려운 피해로 돌아온다는 지적이다.

일련의 상황이 자금 조달 부담과 투자 결정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국가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발전설비가 필요한 시점에 가동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매요금 할인과 도매가격 개편을 분리해 검토하고,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조치와 전원별 영향 분석을 마련한 필요가 있다”며 “공기업·민간발전사 간 부담 차이와 송전망 확충 일정도 제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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