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햇반’ 30주년,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 가보니

부산공장 포함 연 7억개 생산…당일 도정 쌀, 완성도 높여

작년 매출 사상 최대…2028년 연매출 1조5000억원 목표

잡곡밥·건강형 제품 확대…해외시장은 ‘찰진 밥’으로 승부

CJ제일제당 햇반 생산 공정.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햇반 생산 공정. [CJ제일제당 제공]

[헤럴드경제(진천)=정대한 기자] “햇반은 공정에 관한 특허가 굉장히 많습니다.”

오예진 CJ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술력을 먼저 강조했다. 그는 “식품회사가 가진 특허는 일반적으로 원재료 배합에 관한 것이 많다”며 “맛있게 밥을 짓는 방법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공정까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 ‘햇반’이 벌써 30살이 됐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출시 초기 무균밥 제조 기술을 도입한 뒤 살균·취반 등 생산공정을 계속 개량했다. 현재 햇반 관련 특허는 해외 출원을 포함해 총 267건에 달한다.

CJ블로썸캠퍼스는 CJ제일제당이 약 1조원을 투자해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가공식품 공장이다. 전체 면적은 약 49만㎡로 축구장 70개 규모다. 2018년 10월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선 연간 약 2억8000만개의 햇반이 만들어진다. 부산공장을 포함하면 연간 햇반 공급량은 약 7억개다.

CJ제일제당 햇반 생산 공정.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햇반 생산 공정. [CJ제일제당 제공]

6개 생산라인에서는 쌀을 씻고 불리는 과정부터 밥을 짓고 포장하는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거대한 밥솥 형태의 취반설비에서는 약 4200개의 햇반이 용기째로 동시에 지어졌다. 현장 관계자는 “밥을 지은 뒤 용기에 담는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햇반은 용기에 쌀과 물을 넣고 용기째 밥을 짓는다”고 설명했다. 밥이 완성되면 용기를 밀봉해 거꾸로 뒤집어 뜸을 들인다. 냉각과 검사를 거친 제품의 포장은 로봇팔이 맡았다.

햇반의 시작은 쌀이다. CJ제일제당은 쌀을 수확하는 단계부터 품질을 관리한다. 추수철에는 연구원과 생산팀 직원이 전국 산지를 찾아 쌀의 수분 함량 등을 직접 챙긴다. 용기에 들어가는 쌀은 당일 도정을 원칙으로 한다.

햇반은 보존료 없이 상온에서 9개월 보관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이 개발한 무균포장 기술 덕분이다. 고온·고압 증기로 쌀 표면의 미생물을 제어하고, 밥을 지은 뒤에는 먼지와 미생물 유입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클린룸에서 밀봉한다. 외부 산소와 미생물 유입을 차단하는 특수 포장재도 적용했다.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 전경. [CJ제일제당 제공]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 전경. [CJ제일제당 제공]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21년 7900억원이던 햇반의 국내외 합산 매출은 2022년 9700억원, 2023년 1조800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2024년 1조14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조1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2028년까지 햇반 연매출을 1조5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도 선두다. 닐슨 조사자료에 따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산한 국내 상품밥 시장에서 햇반의 점유율은 2023년 54%에서 2024년 57%, 지난해 62%가 됐다.

김숙진(왼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과 오예진 CJ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이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김숙진(왼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과 오예진 CJ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이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잡곡밥과 건강형 제품을 늘리고 있다. 국내 백미 즉석밥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국내 상품밥 시장에서 잡곡밥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13%로, 백미 3%보다 높았다”면서 “여기에 잡곡밥의 침투율은 약 15%로 아직 백미의 절반 정도이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10%대였던 국내 햇반의 잡곡밥 비중은 지난해 30%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통곡물과 두류를 활용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강화하고 혈당지수(GI)까지 고려한 설계에도 힘을 주고 있다. 오 연구원은 “탄수화물 외에 다른 영양소 비율이 낮고 혈당 상승에 대한 우려로 밥을 기피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보강하고, 통곡물을 적극 활용한 제품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12월에는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활용한 신제품 ‘햇반 단백질 잡곡밥’을 선보인다. 100% 식물성 단백쌀을 적용해 계란 흰자 3개 이상의 단백질 함량을 구현했다. 오 연구원은 “성형쌀은 콩이나 밀, 완두콩 등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쌀 모양으로 가공한 신규 소재”라며 “공정에서도 밥알 형태와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햇반 박스 포장 공정. [CJ제일제당 제공]
햇반 박스 포장 공정.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2017년 비비고 브랜드로 미국 가공밥 시장에 발을 들인 이후 한국식 찰진 밥인 ‘스티키 화이트 라이스(Sticky White Rice)’로 보폭을 키웠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해외 매출은 연평균 약 30%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쌀 소비가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미국 현지 조사에서 응답자의 34.6%가 쌀을 구매하는 이유로 ‘건강한 선택지’를 꼽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쌀을 먹는 미국 소비자 비중은 2023년 37%에서 지난해 45%로 높아졌다.

햇반 브랜드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높아졌다. 김 실장은 “2028년 해외 매출 비중을 약 25%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식문화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식문화에 맞춘 밥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ore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