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 국제공항 폐쇄에 항공편 중단

유럽행 전용기 9000만원서 1억4000만원

기업 임원·부유층 몰리며 대여료 급등

전쟁위험 보험료까지 운항비용 압박

예멘의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
예멘의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사우디를 떠나려는 부유층의 전용기 대여료가 50% 넘게 치솟았다. 유럽행 전용기 한 대를 빌리는 데 최대 2억원이 들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은 인접국까지 육로로 이동해 출국을 시도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전용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노선의 대여료가 공항 폐쇄 이전보다 50% 이상 올랐다.

전용기 중개업체 럭스제츠에 따르면 지난주 사우디 북부 알카심 공항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향하는 14인승 전용기의 대여료는 9만4000유로(약 1억4000만원)에 달했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폐쇄되기 전에는 6만유로(약 9000만원)였지만 약 57% 급등한 것이다.

전용기 가격이 치솟은 것은 후티 반군의 연쇄 공격으로 사우디의 주요 항공 교통망이 마비된 영향이다. 지난 10일부터 킹칼리드 국제공항의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정기 항공편을 이용한 출국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공항 폐쇄 이후 사우디 주요 공항에서 취소된 민간 항공편은 5500편을 넘어섰다.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브리티시항공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도 사우디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연기했다.

이에 따라 리야드에 머물던 외국계 기업 임원과 부유층은 전용기를 이용하기 위해 수도에서 북쪽으로 320㎞ 이상 떨어진 알카심 공항까지 이동하고 있다. 일반 항공편이 끊기면서 상대적으로 운항이 가능한 소규모 공항으로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전용기 중개 플랫폼 엔터제츠의 찰스 로빈슨 대표는 “사우디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전용기 대여료가 최대 15만달러(약 2억원)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인근 아랍에미리트(UAE)로 이동하는 단거리 노선조차 3만~5만달러(약 4000만~6500만원)에 달한다.

로빈슨 대표는 ”운항할 수 있는 제트기 수는 제한적인데 수요가 몰리면서 웃돈이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용기를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은 육로를 통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사우디에서 바레인이나 카타르 등 인접국으로 이동한 뒤 현지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방식이다.

전용기 대여료 급등에는 항공사들이 부담하는 전쟁위험 보험료도 영향을 미쳤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사우디 영공의 위험이 커지면서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추가 보험료가 크게 오른 것이다.

전용기 중개업계에 따르면 18인승 대형 제트기의 경우 편도 운항에 부과되는 추가 보험료만 최대 2만달러(약 2700만원)에 이른다. 전체 운항 비용의 약 10%가 보험료로 추가되는 셈이다.

항공편 부족에 전쟁위험 보험료 상승까지 겹치면서 사우디를 떠나는 비용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에 진출한 서방 기업들도 직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다수 기업이 최고경영진을 UAE 두바이로 철수시키거나 본국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올해 초 이란 전쟁 발발 당시 수만명이 한꺼번에 중동을 빠져나갔던 대규모 철수 사태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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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