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의 첫 단계에 들어섰으며, 2단계까지 6~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6일(현지시간) 투자 전문 매체 머니와이즈에 따르면 버리는 최근 엑스(X)에 “주식시장은 명백하게 슬픔의 첫 단계인 ‘현실부정’에 접어들었다”며 “2000년과 2008년의 경우를 보면 이 단계는 6~9개월간 지속된다”고 썼다.
버리의 발언을 현재 시점에 대입하면 ‘현실부정’ 단계가 이어지는 기간은 2027년 1분기에서 2분기 사이까지가 될 수 있다. 버리는 “우리는 지금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버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 베팅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인물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는 AI 열풍을 떠받치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수명보다 AI 반도체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를 경우 기존 설비가 예상보다 빨리 낡아 막대한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버리의 주장이다.
버리는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회계상 감가상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앞서 그는 2026~2028년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감가상각 비용이 실제보다 1750억달러 이상 적게 반영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버리는 최근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마이크론 등에 대한 기존 공매도 포지션을 풋옵션으로 전환하며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그는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졌으며, 반도체 공급이 늘면서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도 결국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버리의 전망에 모든 투자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빅쇼트’의 또 다른 주인공인 스티브 아이스먼은 최근 팟캐스트에서 버리의 AI 반도체 감가상각 논리가 “지나치게 학술적”이라고 반박했다.
아이스먼은 “앤트로픽과 오픈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좋은 성과를 낸다면, 칩의 감가상각 기간이 3~4년에서 5~6년으로 바뀌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강해 현재는 구형 칩에 대해서도 수요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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