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적 1766명 중 790명 남아 정족수 미달로 유회
온라인 대의원대회 검토…선거 일정에 재추진 시간 촉박
정부에 “우려 불식할 전향적인 안 밝혀달라” 요구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를 위한 표결이 대의원들의 이석으로 무산됐다. 정부·경영계와의 공식 대화에 다시 참여할지를 놓고 약 3시간 동안 찬반 토론을 벌였지만, 표결에 필요한 인원이 남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나 차기 지도부 선거가 다가오면서 재추진 일정은 불투명해졌다.
민주노총은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을 논의했다. 토론 이후 재석 인원을 확인한 결과 재적 대의원 1766명 중 790명만 자리를 지켜 표결 절차에 들어가지 못했다. 재적 과반인 884명에 미달한 것이다.
대회 시작 전에는 1061명이 참석했으나 토론 과정에서 일부 대의원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리를 떠났다. 이에 따라 안건은 가결이나 부결 없이 미결 상태로 남았다.
양 위원장은 대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결론을 내는 게 좋다고 판단했는데 그렇지 않아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성원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적용하는 회의규정에 따라 ‘유회’로 표현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표결 무산의 원인에 대해 “제 생각입니다만 정상적으로 의사가 진행됐으면 가결 가능성이 높아서, 반대 의지를 가진 동지들이 이석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끝까지 남은 대의원들 가운데 사회적 교섭 추진의 필요성을 밝힌 이들도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 위원장은 이번 유회로 사회적 교섭 논의를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AI 확산과 산업 전환 등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논의를 시작한 배경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정비하고 논의해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한 재논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양 위원장은 온라인 대의원대회 역시 일반 임시대의원대회와 마찬가지로 7일 전에 공지하면 소집할 수 있다며, 개최 여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밝히겠다고 했다. 다만 개최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차기 위원장 선거 일정은 변수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오는 24일이다. 양 위원장은 선거전에 돌입하면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온라인 대의원대회 개최 여부도 선거 시작 전에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경사노위 참여 시점과 관련해서는 시간이 촉박해 차기 지도부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의 협상 방침은 유지된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정한 ▷합의제 운영 ▷산별노조 참여 보장 ▷기구 명칭 변경 등 세 가지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그만큼 어렵고 신중하게 논의해야 하는 만큼 정부도 전향적인 입장으로 우려이든 오해이든 불식시킬 수 있는 안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최근 조합원 설문 결과도 공개했다. 양 위원장에 따르면 약 4500명이 참여한 최근 조사에서 87%가 사회적 교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그는 대의원대회 결과가 전체 조합원의 의사를 반영하는지, 설문 결과와 일치하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다. 이번 대회는 27년 만의 복귀를 위한 추진 방향을 정하는 자리였지만, 표결이 무산되면서 조직적 결정은 다음 논의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참여 논의와 별개로 메가특구 노동특례를 다루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고 있다. 정부와 양대 노총, 경영계는 지난달 22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운영 방식과 의제 등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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