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승 승소 후 위자료에도 세금 문다는데
채무변제 조건으로 상가 양도 시 ‘대물변제’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신고납부 의무 발생
취득자도 4.6% 세율 적용 취득세 부담해야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이제는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상속세나 증여세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엔 남 얘기 같아도 이웃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내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절세의 힌트를 자연스럽게 얻게 될 거예요.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이혼해 놓고, 세금 때문에 돈 못 주겠다는 건 무슨 말이야?!”
#. 김우리 씨(가명·여)는 남편의 귀책사유로 별거를 이어오던 중, 이혼 합의를 시도했으나 그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결국 우리 씨는 이혼 소송 절차를 밟았다.
재산 대부분이 전남편 명의였기에 재산분할 청구 소송도 함께 진행했다. 결과는 우리 씨의 승소였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우리씨 는 전남편과 공동명의로 보유했던 시가인정액 10억원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50% 지분과 위자료 3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사업을 하던 전남편은 현금이 부족해 위자료 대신 남편 명의로 보유 중인 2억3000만원 상당의 상가를 주기로 합의했다. 해당 상가는 전남편이 10년 전에 1억원에 취득한 것으로, 임대보증금 2억원이 포함돼 시가인정액 2억3000만원에서 보증금 2억원을 빼면 위자료 3000만원에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어느날 전화를 걸어온 전남편은 대뜸 “세금 낼 돈이 없어 당장 위자료를 주긴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해당 상가를 위자료 대신 지급하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내야하고, 심지어 우리 씨도 취득세를 내야 한다고 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에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고 알고 있던 우리 씨는 전남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리 씨는 왜 이혼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지급받는데 세금을 내야하는지 알기 위해 회현동이택스를 찾아갔다.
Q. 결혼 당시 공동명의로 보유했던 아파트의 나머지 50%를 재산분할로 받으면서 아파트가 제 명의가 됐습니다.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은 과세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세금을 내야 하는 거죠?
A. 먼저, 재산분할청구권으로 취득한 아파트 지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재산분할 청구 소송으로 공동명의였던 아파트의 지분 50%를 전남편에게서 받게 되면서 우리 씨는 해당 아파트를 온전히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소유권 이전 등기를 위해 취득세를 내야 합니다.
지방세법 제10조2 제1항에 따르면, 이 경우 해당 재산은 무상으로 취득한 것으로 간주되며 과세표준은 시가인정액 5억원에 특례세율 1.8%를 적용합니다. 이는 취득세율 1.5%와 지방교육세 0.3%로 구성됩니다. 우리 씨는 취득세로 900만원을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취득세율은 3.5%에 지방교육세 0.3%를 합쳐 3.8%가 적용돼야 하지만, 재산분할의 경우 형식적인 취득으로 분류돼 특례가 적용됩니다.
취득 시기는 지방세법 시행령 제20조에 따라 등기등록일로 정해집니다. 재산분할 청구권 행사 시점으로 등기를 강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유상 취득은 잔금을 치르는 날을 취득일로 보지만, 무상 취득은 상속개시일이나 증여 계약일을 취득일로 보는데요. 재산분할의 경우 증여와 유사한 형식으로 세율만 특례가 적용됩니다. 판결이나 합의가 있더라도 취득세 납세 의무는 등기일에 발생하므로 그때 세금을 납부하시면 됩니다. 혹자는 판결일이나 합의일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잘못된 정보입니다.
Q. 위자료 3000만원 대신 받기로 한 상가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하던데요.
A. 위자료는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의 대가이므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우리씨는 위자료로 현금 3000만원 대신 전남편 명의의 상가를 받기로 합의했습니다. 해당 상가는 현재 시가인정액 2억3000만원으로, 2억원의 임대보증금을 포함해 위자료 3000만원에 상응합니다.
위자료를 ‘상가’로 받기로 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세금을 고려하는 게 중요합니다. 앞서 재산분할로 아파트 소유권 등기 이전을 하게 되면서 취득세를 내셨던 것 처럼 이 경우에도 취득세를 내셔야하는데요, 조금 다른 점은 재산분할은 무상 취득인 반면, 대물변제는 유상 취득으로 간주된다는 겁니다.
대물변제는 채무자가 빚을 갚을 때 원래 갚기로 한 것(돈) 대신 다른 재산(부동산 등)으로 대신 갚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단순히 무상으로 재산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채무를 소멸시키기 위해 채권자에게 일정 재산을 현실적으로 이전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유상취득으로 간주됩니다.
유상 취득인 만큼 무상취득보다 세율도 더 높아집니다. 과세표준은 지방세법 시행령 제18조4에 따라 대물변제액 3000만원과 승계해야 할 임대보증금 2억원의 합계인 2억3000만원에 4.6%의 세율(지방교육세 0.4%, 농어촌특별세 0.2% 포함)을 적용받습니다. 우리씨가 상가 취득세로 신고해야 하는 세금은 1058만원입니다.
취득 시점은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한 바는 없지만, 다수 판례에서는 소유권이전등기일을 기준으로 취득세를 납부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왜 위자료 3000만원이 아닌 임대보증금을 포함한 2억3000만원에 대한 취득세를 내야 하는 건가요?
A. 우리씨는 위자료 3000만원뿐만 아니라 임대보증금 2억원도 승계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과세표준은 2억3000만원이 된 겁니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18조4 제1항 제1호 가목 규정에 따르면, 대물변제 시 취득세 과세표준은 대물변제액과 추가로 지급한 금액을 포함해야 합니다.
또한 대물변제액(위자료 3000만원)이 시가인정액(상가 2억3000만원)보다 적은 경우, 취득당시가액은 당시의 시가인정액이 과세표준이 됩니다.
Q. 전남편은 위자료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하던데 왜 그런 거죠?
A. 앞서 말씀드렸듯, 이혼으로 인한 위자료는 정신적 또는 재산상 손해배상의 대가이므로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금 대신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상가로 지급하려는 경우, 전남편은 해당 상가를 채무변제를 조건으로 상가를 양도한 것으로 봅니다. 이는 대물변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신고납부 의무가 발생합니다.
전남편분의 상황을 보니, 현금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여력이 없어 상가로 대체하려 했지만, 양도소득세 부담을 느껴 지급을 미룬 것으로 보입니다.
Q. 전남편이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얼마인가요?
A. 해당 상가의 양도가액은 2억3000만원, 10년 전 취득당시 취득가액은 1억원으로 양도차익은 1억3000만원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20%(2600만원)를 받으면 양도소득금액은 1억400만원이 됩니다. 양도소득기본공제(250만원)을 제하면 최종적인 과세표준은 1억150만원입니다.
과세표준 1억50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35% 세율(누진공제 1544만원)을 적용하며, 소득세는 2008만5000원, 지방소득세는 200만8500원이 나옵니다.
따라서 전남편이 부담해야 할 총 양도소득세는 2209만3500원입니다.
위자료로 지급할 현금이 부족해 상가 양도를 선택했으나, 양도세로만 약 22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원만한 지급을 위해 판결과 별개로 지급을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닌 다른 자산으로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령 우리씨의 전남편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 우리씨 전남편 소유의 중고 전기 자동차를 위자료로 받게 되는 경우, 전남편은 부담해야 할 세금이 0원이 됩니다. 자동차는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 씨는 차량 취득에 따른 취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대물변제액인 3000만원을 기준으로 차량의 취득세는 7% 세율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전기자동차 취득세 감면액인 140만원을 차감하면 최종적으로 납부할 취득세는 70만원이 됩니다.
Q. 혼인 관계가 아닌 사실혼 관계를 청산하는 경우에도 이혼과 마찬가지로 과세되지 않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A.네, 맞습니다.
우리 씨와 같은 법률혼 관계뿐만 아니라 사실혼 관계 청산 시에도 재산분할권을 행사해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증여세와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사실혼을 청산하는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재산을 청산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재산분할 방편으로 자산 이전이 이루어지면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증여세 및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아닙니다.
지방세법에서도 사실혼 해소 시 재산분할에 대해 형식적인 취득세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호원 기자 / 이원익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세무컨설팅팀 세무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