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빈 서울대교수 주제발표
지속성장 위한 식품산업 연계 필요
그린바이오 농생명 산업 추진해야
“2만5000원에 판매되는 쌀 10㎏으로 안동소주 20병을 만들면 그 가치가 60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12일 서울 여의도 한경련(KDI) 회관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2024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의 주제 발표자로 나선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한국 농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식품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국산 농산물을 소재화한 그린바이오 농생명 산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두 화장품을 예로 들었다. 기존의 생산 중심 농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외연을 확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1995년부터 2023년까지 우리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6.2% 성장하는 동안 농업 GDP는 연평균 1.1% 성장에 그쳤고, 이는 다른 주요 산업들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농업의 성장 정체를 지적했다. 이어 “같은 기간 국민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서 1.2%로 감소하는 등 농업의 경제적 위상이 급격히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농가 수익성 악화도 지적했다. 임 교수는 “농가의 교역 조건, 즉 농산물 판매 가격과 구입 가격 비율이 지속해서 악화하면서 주요 농산물 소득률도 감소하고 변동성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농가 살림 여건을 나타내는 농가교역조건지수는 1995년 129.9에서 2023년 90.3까지 떨어졌다. 실질 농업소득은 1995년 2246만8000원에서 2023년 1114만3000만원으로 약 50% 하락했다.
임 교수는 “농업소득 3000만원 달성을 위해선 특별한 전략과 방안이 필요하다”며 한국 농업의 비전으로 ‘성장·분배·환경이 조화된 지속 가능한 농업’을 제시했다. 그는 “전통적인 농업생산 탈피, 첨단 과학기술 융합, 고부가 농생명 산업, 문화 및 관광산업 등과 연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 산업으로의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연 확장의 구체적인 전략으로 ▷신수요·신시장 창출 ▷소비자 가치 제고 ▷차별화·안정성·표준화 ▷식품산업과 연계 ▷고부가 농생명산업과 연계 등을 제시했다.
그는 “신수요·신시장 창출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확장돼야 한다”면서 “식품산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산물을 원료로 고부가 기능성 식품, 천연물 화장품, 생물의약품 생산 등 ‘그린 바이오’와 농생명 산업의 융합 역시 농업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그린 바이오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다”며 “예컨대 풀무원 ‘새싹인삼’, 한국콜마 건강기능식품 해모임 등이 바로 그린 바이오”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사례를 보면, 버섯 균사체 활용 스티로품, 자동차용품, 패션용품, 대체식품, 의약용 신경망, 헴프(대마) 활용 기능성 식품, 생물의약품, 친환경 건축용 자재 등 다양한 상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