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법무실장, 통상 중령급이 맡아와

지난해 11월 여인형 방첩사령관 취임 이후

방첩사 법무실장 편제 중령→대령으로 바꿔

국회 정보위 출석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7 [국회사진기자단]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12·3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충암파’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1월 방첩사령관에 취임한 이후 방첩사 법무실장을 육사 출신 대령(진)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는 임기의 절반인 1년 이상이 남은 상황이었고, 통상 방첩사가 속한 3성급 부대의 경우 중령이 법무실장을 맡는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여 방첩사령관이 계엄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측근을 법무실장 자리에 앉힌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1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5월 2일자로 방첩사 법무실장이 사법연수원 출신인 A 중령에서 육사 60기 출신인 윤비나 대령(진)으로 바뀌었다. A 중령이 1년 근무한 시점이었다. 법무실장의 임기는 기본 1년이지만, 원할 경우 1년 더 연장 가능하다. 방첩사의 경우 ‘3배수 선발제’로 어렵게 뽑히는 곳이기에 통상 2년의 임기를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A 중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 윤 대령(진)으로 법무실장이 바뀐 것이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지난 11월 취임 이후 편제를 개편한 것도 석연찮은 지점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방첩사 법무실장은 원래 중령 편제였지만 여 방첩사령관이 대령 편제로 개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방첩사가 속해있는 3성급 부대는 중령 편제가 원칙이다. 1·2·3·5·7군단, 수도방위사령부, 육군 특수전사령부, 육군군수사령부, 육군교육사령부 모두 3성급 법무실장(중령)을 두고 있는데, 방첩사만 대령급 법무실장을 둔 것이다. 대령급을 법무실장으로 둔 곳은 지상작전사령부와 2작사 뿐 이다.

윤 법무실장과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인연도 눈에 띈다. 여 방첩사령관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11공수여단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윤비나 대령(진)은 2019년 4월부터 2021년도 3월까지 11공수여단의 상급부대인 특수전사령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 시기 인연을 맺었을 가능성이 있다.

여 방첩사령관은 방첩사에 비상계엄 포고령 초안 작성을 지시하고 사전에 ‘계엄사·합동수사본부 운영 참고자료’ 등 계엄 대비 문건을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본인과 인연이 있으며 육사 출신인 윤비나 대령(진)으로 인사 발령을 낸 것이 우연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군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보통 군 법무관의 경우 인원이 많이 없어 대령 직책에 중령이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중령에서 대령으로) 편제를 바꾸는 일 또한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고 평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임자의 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굳이 육사 출신 법무관을 데려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면서 “3성급 부대인 방첩사는 중령 법무실장을 보유하는데 굳이 대령을 앉힌 점도 의문스럽다. 오래 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