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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도녀’ 정은지 “술마시며 연기…카타르시스 느껴지던걸요”
세 여자 ‘찐우정’ 이야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OTT인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은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정은지(강지구), 이선빈(안소희), 한선화(안지연) 세 여자의 일상을 그렸다.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 티빙 구독자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 콘텐츠다.

기승전술 드라마, 어벤져술 등 술을 과도하게 먹는 것 빼곤 다 좋다. 정은지(28)는 “직접 술을 먹으면서 연기했다”고 했다. 정은지는 “지상파와 케이블보다 심의조건이 덜 까다로워 술 뿐만 아니라 담배도 피고 욕도 실컷 할 수 있었다”면서 “욕은 플로우를 잘 타야 하는데, 쌈디 오빠에게 인정받았다. 걸그룹의 금지된 선을 넘으며 카타르시스를 느껴봤다. 그래도 ‘청불’(청소년 관람 불가)이 붙어서 다행이다”고 전했다.

정은지는 “촬영시 세팅된 술량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면서 “주량은 강지구만큼 못마신다”고 했다. 이선빈은 하이힐로 맥주 병을 따기도 했다. 세 친구는 항상 같은 술집인 오복집에서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며 속내를 털어놓고 소통하는 그런 공간이 부러울 정도다. 술집이 바쁘면 주방에 들어가 사장님(김정민)을 도와주기도 한다. “우리는 아마 월급을 술로 받는 알바 아닐까요?”

기자가 ‘술도녀’를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부분은 세 여성의 ‘찐 우정’이었다. 치한한테 당하기 직전 친구를 구해내고, 안소희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누구보다 빨리 달려와준 것도 이들이었다. 여성간의 연대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었다. ‘여성서사’가 아니라 ‘인간서사’였다.

“장례식장 장면을 찍으면서 위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신을 찍으면서 날 돌아봤다. 어떻게 살면 이런 친구를 둘 수 있을까? 결론은 제가 좋은 사람이 되어 주는 것이다. 부친상을 당한 소희도 그 누구도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걸 알고 친구가 옆에 있어주는 것이다. 어깨를 주물러 주기도 하고, 밥도 챙겨주면서.”

그러고 보면 ‘술도녀’는 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정은지는 “세 친구는 모두 다 약점과 하자가 하나씩 있다. 약점을 알아봐주는 건 친구들이다. 소희에게 없는 건 지구가 채워주는 식이다”면서 “친구들끼리 바라는 건 없다. 하지만 사랑하면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정은지가 맡은 강지구는 깡이 세다. 그는 “지구가 왜 그렇게 다운돼 있고, 방어적인지 나도 이해가 잘 안됐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면서 “하지만 댓글에도 ‘이런 친구(강지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글이 있었다. 지연을 구하러 달려가는 등 온갖 판타지가 담겨있는 캐릭터를 내가 연기한다는 게 좋았다”고 전했다.

강지구는 결국 여고 교사를 그만두고 종이 접기 유튜버로 살아간다. 겉은 차가운 듯 보여도 속마음은 따뜻한 생계형 종이접기 유튜버다. 그는 “레즈비언인 제자 세진(한지효)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느끼고 교사를 그만둔 것”이라고 했다.

정은지는 걸그룹 에이핑크의 리더로, 배우, 뮤지컬 배우, 라디오 DJ, 유튜버 등으로 다양한 재능을 발휘해왔다. 그는 19살때인 2012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HOT 토니안의 팬인 성시원 역을 맡아 큰 반응을 낳았다.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는 상태에서 이른바 ‘생활연기’로 큰 성공을 거뒀다.

“제가 처음 연기했을 때 날 것 같다는 말을 해주셨다. 그게 뭔지 몰랐다. 데뷔한 지 얼마 안돼 신선하다고 한 건가.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다시 보니까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것 같았다. 나는 현장에서 배운 게 많다. 레슨을 일부러 멀리한 부분도 있다. 이번에도 선화 언니와 선빈이의 조언을 많이 구했다. 애드립도 많이 했다.”

정은지는 ‘응칠’ 이후 9년간 연기하다보니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연차가 쌓인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은지는 올해 어느덧 에이핑크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미스터 츄’, ‘러브’, 노노노’ 등 당시 히트곡을 들으면 귀엽다고 했다.

“우리는 좋은 음악을 하려고 모였다. 컴백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올 연말 팬미팅 ‘핑크 이브’를 준비중인인데, 코로나19로 못만난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온 정은지는 ‘술도녀’ 시즌2를 기대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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