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3%인데 삼성전자 ‘마이너스’·SK하닉 +1% 실화냐”…지지부진 K-반도체, 왜?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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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3% 가까이 주가가 상승하는 등 주요 반도체주(株)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강보합세’ 수준에 그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의 경우엔 오히려 ‘마이너스(-)’ 등락률까지 기록하면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4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24% 하락한 8만37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8만3900원) 대비 2.5% 상승한 8만6000원에 장을 시작해 8만6100원까지 올라섰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내 우하향 곡선을 그렸고, 한때 8만3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3% 오른 19만66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종가(19만4600원)보다 3.55% 오른 20만1500원에 장을 시작하며 ‘2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20만원 대)’를 기록했지만, 상승폭이 감소하면서 한때 19만5800원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장 초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주요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것이 호재로 작용하면서다.

엔비디아 주가는 12.81% 급등한 117.02달러(16만3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7% 넘게 떨어지며 두 달여만에 최저 수준인 103달러대까지 하락했는데, 하루 만에 120달러선 가까이로 껑충 뛰어올랐다. 2조5510억달러까지 줄어들었던 시가총액도 3270억달러(448조원)가 불어난 2조8780억달러까지 상승하며 3조달러 재진입을 노리게 됐다.

이날 AMD 주가도 4.36% 올랐고,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는 11.96%와 7.29% 각각 급등했다.

퀄컴과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주가도 8.39%와 7.08% 오르는 등 전날 맥을 추지 못했던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전날보다 3.88% 하락에서 이날에는 7.01% 급등했다.

이날 종료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9월 피벗(pivit, 금리 인하) 개시' 가능성에 대해 강력히 시사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도 반도체주엔 긍정적 재료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9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9월에 금리 인하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했다.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씩 3회 인하할 확률도 63%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12월까지 기준금리가 100bp 하락할 확률도 11.2%로 상승한 게 눈에 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이 수출 통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다음달 발표될 새로운 대중 반도체 통제 조치에 HBM2, HBM3, HBM3E를 포함한 최첨단 AI메모리칩과 관련한 제조 장비가 포함될 것이라 전했다. 블룸버그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HBM이 대중 수출통제에 포함될 수 있다”며 “다만 최종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새로운 조치가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의 경우, 중국에 HBM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FDPR(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적용해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규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FDPR이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조금이라도 사용했다면 수출 시 미국 상무부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정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반도체 제작과정에서 미국산 설계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FDPR의 적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전날 이미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는 점도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31일 장중 삼성전자 주가는 3.58% 오른 바 있다. 2분기 상세 실적 공개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된 결과 투심이 쏠린 결과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전날 3.02% 오른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주의 경우 어제 많이 올라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코스피는 최근 저점 대비 100포인트 가까이 오른 반면, 미국 증시는 어제 처음 본격적인 반등을 한 데 따른 차별화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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