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결심 시 여권에 큰 파장

‘무주공산’ 영도, 후보군 난립

최경환·정동영 등 출마설 거론

여야 대표 리더십 때문 진단도

[단독] 김무성 “영도 출마 고민 중”…휘청이는 여야 리더십에 OB들 ‘들썩’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인요한 혁신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내년 총선에 부산 중구영도구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6선 출신에 특유의 저돌적 리더십으로 ‘무대(무성대장)’라고 불리며 한때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됐던 그가 등판을 결심할 경우, 여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야권 역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올드보이(OB)’들의 총선 출마를 위한 몸풀기가 이어지면서, 현재 여야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12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부산 영도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지역구가 지금 비어 있으니, 오래전부터 (총선에) 나와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총선 당시 약 6.9%에 그친 여야 표차를 언급하며 “그때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다 보니 다들 걱정하고 있다”며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당선된 황보승희 전 국민의힘(현 무소속) 의원과 김비오 민주당 후보의 득표 차는 6351표에 불과했다.

부산 중구영도구는 사생활 논란이 일었던 황보 의원의 국민의힘 탈당 및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상황이다. 때문에 부산 중구영도구에 출마하려는 여야 후보군 간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7일 출마를 공식화한 박성근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번 개각 명단에 포함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중구영도구 출마설이 오르내린다. 민주당에선 박영미 지역위원장, 김비오 전 지역위원장, 김의성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출마 준비에 나섰다.

김 전 대표는 “민주 정당이 돼야 한다”며 출마 결심 시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선까지 치를 의지도 밝혔다. 국회의원 후보를 아래에서 위로 공천하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상향식 공천’은 김 전 대표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정치 철학이다.

여권에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4선)와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5선),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6선) 등의 출마설도 오르내린다. 최 전 부총리는 경북 경산, 심 전 부의장은 경기 안양동안을, 이 전 지사의 경우 충남 논산·계룡·금산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야권에서도 OB들의 내년 총선 출마 움직임이 포착된다. 내년 총선에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출마 예정인 박지원 전 원장(4선)의 경우, 오는 16일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4선)의 전주병,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6선)의 광주 서구을 출마설도 거론된다.

통상 불출마를 선언했던 OB들이 다시 총선 출마에 나서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돼 왔지만, 현재 정치 상황에선 여야 리더십의 부재가 이를 더욱 가속하는 명분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경우, 당 혁신위원회의 ‘친윤·중진 불출마·수도권 출마’ 압박의 정점에 있을 뿐 아니라 ‘사퇴론’까지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사법 리스크’ 문제와 더불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추진 행보, 비명(비이재명)계의 지도부 쇄신 요구 등으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흘러간 물이 다시 물레방아를 돌리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현재 있는 물이 얼마나 썩었느냐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OB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돌아온다면 정치적인 역량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