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이용료가 단돈 100원!” 이래도 줄어든다니, ‘국민앱’ 어쩌다 이 지경
월 100원에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는 멜론 프로모션 페이지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월 100원만 내면 쓸 수 있는데, 왜 안 쓰는 거야?”

직장인 박모(42) 씨는 올해 계속 월 100원에 멜론을 썼다. 2개월간 월 100원에 ‘무제한 듣기’를 제공하는 프로모션 때문이다. 박 씨는 “2달 이용하고 해지한 뒤 다시 가입하면 또 2달을 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현재까지 월 100원에 이용 중”이라고 했다.

박씨뿐 아니다. 실제 각종 커뮤니티 등엔 ‘1년 내내 월 100원에 멜론 이용하는 법’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상 ‘월 100원 요금제’인 셈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에도 불구, 최근 멜론의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 사이 후발주자인 유튜브뮤직이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두 음원 앱의 월간이용자 수 격차가 사상 최소치로 좁혀졌다.

국내 1위 음원 플랫폼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민 음원앱의 위기다.

“월 이용료가 단돈 100원!” 이래도 줄어든다니, ‘국민앱’ 어쩌다 이 지경
실제 월 100원으로 멜론 결제가 된 모습 [블로그 갈무리]

‘월 100원’ 프로모션은 이미 사용자 사이에선 널리 알려져 있는 프로모션이다. 월 7900원의 무제한 듣기 이용권을 2달에 걸쳐 각각 100원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이후 셋째달부턴 정상가로 자동 결제된다.

하지만 두 달을 이용한 후 서비스를 해지하고서 다시 가입하는 방식으로 프로모션을 또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계속 월 1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실제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방법을 자세히 소개해준다.

이 같은 편법(?)은 당연히 멜론 측에선 심각한 손해다. 이에 멜론 측도 지난 7월부터 중복해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시정 조치한 상태다.

문제는 최근 멜론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데에 있다. 앱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멜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65만명을 기록했다. 작년 7월(743만명)에 비해 1년 사이 80만명 가량 감소했다.

“월 이용료가 단돈 100원!” 이래도 줄어든다니, ‘국민앱’ 어쩌다 이 지경
멜론 월간활성이용자 추이[모바일인덱스]
“월 이용료가 단돈 100원!” 이래도 줄어든다니, ‘국민앱’ 어쩌다 이 지경
유튜브뮤직 월간활성이용자 추이[모바일인덱스]

더 주목할 건 유튜브뮤직의 폭발적 성장세다. 작년 7월 MAU는 458만명이었는데, 지난 7월엔 580만명까지 급증했다. 1년 사이 120만명 이상 이용자가 늘어난 것. 멜론을 떠난 이용자가 유튜브뮤직으로 갈아탔다는 분석이다.

멜론과 유튜브뮤직 간의 격차도 사상 최소치로 좁혀졌다. 지난 7월엔 84만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 이하까지 따라잡았다.

유튜브뮤직이 2019년에 뒤늦게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최근 광고 없이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뮤직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면서 크게 세를 불리고 있다. 1만원 가량의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면 8690원의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월 이용료가 단돈 100원!” 이래도 줄어든다니, ‘국민앱’ 어쩌다 이 지경
[유튜브뮤직]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유튜브뮤직의 구조를 일종의 ‘끼워팔기’ 수법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미 기존 업체들도 대동소이한 프로모션을 다수 운영하고 있지 않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포털 맴버십에 가입하면 무료나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음원 앱을 제공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K팝을 포함, 음원 시장 자체가 글로벌화되고 있어 과거처럼 국내 업체만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다”며 “요즘 소비층은 가격 비교보단 음원이나 서비스 등에 더 민감한 만큼 국내 음원업체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