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한국인 여성암 중 1위인 유방암은 4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고, 평균 진단 나이는 52.3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한원식)는 2019년 중앙암등록시스템과 학회에 각각 등록된 유방암 신규 진단 환자 2만9729명의 진단 및 치료 양상을 기존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저널'(Journal of breast cancer)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2019년 기준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 중 24.6%를 차지해 2016년 이후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남성 유방암 환자의 비율은 전체 유방암의 0.4%였다.
유방암 증가세는 국제 통계 수치와 비슷한 패턴으로, 그 동안 역사적으로 발병률이 낮았던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방암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학회는 "유방암 발병률 증가는 생활양식과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로 인한 조기 초경, 출산율 저하, 모유 수유 감소, 폐경의 고령화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로 진단된 유방암 중에는 암세포가 주변 조직의 기저막을 침범한 '침윤성 유방암'이 83.5%를 차지했고, 암세포가 상피조직 내에만 국한돼 있는 '상피내암'은 16.5%였다.
다행스러운 건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도 초기 단계에서 유방암을 진단받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대목이다. 유방암 환자 중 0기 또는 I기 유방암이 전체의 61.6%였고, 2기와 3기는 2002년 60.1%에서 2019년에는 큰 폭으로 줄어든 37.7%였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유형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 유형으로 전체의 63.1%를 차지했다.
새롭게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연령대는 최소 15세부터 최고 98세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컸지만, 주로 40대(33.1%)·50대(29.6%)에 발병이 집중됐다.
학회는 유방암 검진의 활성화로 조기 진단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는 "한국에서는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권고하면서 2015년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59.7%의 검진율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2016년에 보고한 일본의 유방촬영술 검진율 44.9%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도 증가 추세로 확인됐다.
학회에 따르면, 2015∼2019년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3.6%로, 1993∼1995년의 77.3%보다 14.3%포인트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