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실관계 대부분 밝혀져…야당 공세 사실로 대응할 것”

추미애 입장문으로 사태 악화일로…지지율 하락·민심 이반 징조도

秋 논란에 정면돌파 선택한 이낙연 “검찰 신속하게 수사…결과 공개하라”
코로나19국난극복위 상임위원장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코로나19국난극복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병역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간 ‘국난 대응’을 내세우며 위기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야당과 정강정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협치 행보를 걸었지만 추 장관 아들 병역 논란과 ‘통신비 2만원’ 문제에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14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추 장관께서 아들 문제에 대한 심경과 입장을 밝혔다. 우리가 충분히 알지 못했던 가족 이야기와 검찰 개혁을 향한 충정을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 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더욱 확실한 진실은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이라며 “검찰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치권은 정쟁 자제하며 검찰수사를 돕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야당이 정치 공세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할 것이다”고 엄포를 놨다.

이 대표의 발언은 그간 의정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온 일들이 추 장관에 대한 정쟁으로 얼룩지자 본격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추 장관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국민 사과를 올렸지만, 다수 의혹에 대한 해명 보다는 검찰 개혁 의지를 피력하는 등 사실상 ‘정면 승부’를 내걸었다. 반면 야당은 앞으로 나흘간 이뤄질 대정부 질문에서 추 장관에 대한 의혹을 낱낱치 파헤칠 방침이다. 이런 정국의 흐름 속에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야당과 정면 충돌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민심 이반 징조는 심상치 않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여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오차 범위(0.7%포인트) 내로 따라잡혔다. 특히 남성들 사이에선 지난 주 대비 7.5%포인트 하락하며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대권을 위해 대표 임기가 제한적인 이 대표의 특수한 환경을 감안하면, 지금의 민심 이반은 가볍게 여길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불은 문재인 대통령에까지 옮겨붙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역시 ‘부정 평가’(45.6%)가 ‘긍정 평가’(50.0%)를 역전하며 4.4%포인트 차이로 앞질렀기 때문이다. 역시나 남성들 사이에서만 지지율이 6.6%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들은 강경 공세를 이어가며 추 장관을 비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