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차 20대 0.7% → 50대 37.7%로 확대
대졸이상(28.7%), 상용직(29.0%) 격차 최고
2008년 대비 관리자급 격차 7.3%p 더 벌어져
서울연구원 “고연령·고학력 임금격차 해소 시급”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에서 남녀간 임금 차이는 20대 이하에선 0.7%로 근소하지만 연령이 높아질 수록 점점 벌어져 50대에는 37.7%로 최대치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과 육아로 30대에 일을 관뒀던 여성이 자녀가 장성한 뒤 50대에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6일 서울연구원의 최신 정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 연령대별 남녀 시간당 임금 차이는 ▷15~29세 0.7% ▷30대 14.3% ▷40대 34.3% ▷50대 37.7% ▷60대 37.3% 등으로 40대에서 크게 확대돼 50대에 절정에 이르렀다.
서울시 평균은 28.7%로 전국(29.9%)이나 경기·인천(30.0%) 보단 양호했다.
여성의 시간 당 임금은 ▷20대 이하 1만1734원 ▷30대 1만5210원 ▷40대 1만4886원 ▷50대 1만2808원 ▷60대 이상 9323원 등으로 30대에 최고를 찍은 뒤 점차 내려갔다. 이와 달리 남성의 경우 ▷20대 이하 1만1821원 ▷30대 1만7755원 ▷40대 2만2653원 ▷50대 2만562원 ▷60대 이상 1만4869원 등 40대에 최고에 이른 뒤 점차 감소했다.
주당 근로시간은 남성이 평균 42.8시간, 여성이 평균 37.4 시간으로 여성이 남성의 87.3% 수준으로 일했다.
학력별 남녀 임금 격차는 ▷중졸 이하 19.0% ▷고졸 17.9% ▷전문대졸 19.4% ▷대졸 이상 28.7% 등으로 대졸 이상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29.0%)에서 가장 크게 벌어졌고, 일용직(29.2%), 임시직(5.4%) 순이다.
직업별로는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35.6%)에서 가장 컸다. 이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29.9%), 사무 종사자(29.7%) 순이었다. 격차가 가장 낮은 직업은 단순노무 종사자(12.6%)였다.
산업별로는 전기, 가스, 중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49.7%)에서 가장 차이가 심했다. 이어 금융 및 보험업(40.5%), 제조업(39.7%),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36.1%) 순으로 뒤따랐다. 차이가 가장 적은 산업은 상하수도 및 폐기물 처리, 원료 재생업으로 격차는 -0.2%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높았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13.7%), 숙박 및 음식점업(15.3%), 건설업(16.5%), 운수 및 창고업(18.6%) 순으로 격차가 적었다.
2008년에 비해 격차가 가장 완화된 직업은 단순노무 종사자로 10년 새 21.3%에서 12.6%로 8.7% 포인트 좁혔다. 이 기간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가 5.7%포인트, 서비스 종사자가 5%포인트씩 격차를 줄였다.
하지만 관리자는 18.6%에서 25.9%로 7.3%포인트 벌려 성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도 1.9%포인트 더 악화했다.
서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40대와 50대 이상 여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임시직, 무급 가족 종사자와 같은 저임금 일자리의 다수를 점유하고, 고착화하는 것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경력단절 문제에선 경력단절 이후 취업을 지원하기보다는 경력단절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또 “고학력 집단의 중상위 임금 불평등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학력, 전문직 중심의 일자리 증가가 중간 이상 임금 계층의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임금노동자의 비중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