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장에 있어 영양상태는 중요하다. 요즘은 절대적으로 영양이 부족한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결식, 편식, 고열량 식품ㆍ지방 섭취량 증가 등으로 당(糖)ㆍ열량은 필요 이상 섭취하는 반면 꼭 필요한 영양소의 섭취량은 충족시키지 못하는 영양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소아의 비만ㆍ성인병ㆍ치아 질환 등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키 성장까지 저해할 수 있다. 때문에 어린이의 식탁에서 당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당 음료 대신 무가당 음료를, 그리고 신선한 과일을 섭취하게 하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맛이 나는 아이스크림, 과자 등 기호 식품의 주요 소비자인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보다 설탕 중독에 노출되기 더욱 쉽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균 총 당류 섭취량은 성인보다 13%나 많은 69.6g이었다. 이는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청소년은 가공식품을 통해 총 당류를 섭취하는 비율이 6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소아의 비만ㆍ성인병ㆍ치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과도한 설탕 섭취가 제기되고 있다. 2014년 3월에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섭취량을 10% 줄이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박영옥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임상영양사는 “현재 매일 섭취하는 설탕ㆍ포도당ㆍ과당 같은 단당류, 자당(蔗糖) 같은 이당류 섭취를 10%만 줄여도 과체중, 비만, 충치 등의 위험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식품 제조ㆍ가공 시 첨가당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액상과당과 과당을 혼동한다. 박 영양사는 “액상과당은 옥수수 전분을 분해해 만든 것으로, 포도당 40%, 과당 55%, 포도당 중합체 5%로 이뤄져 있다”며 “설탕보다 달고 체내 흡수도 빨라서 혈당을 오히려 급격히 증가시킨다. 과량 섭취 시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유발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 밖에도 첨가당의 과량 섭취는 염증 반응의 증가, 면역력의 감소, 눈과 피부의 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어린이의 골격 형성과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100% 자연식을 고집하지 않는 한 외식이나 가공식품 섭취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는 당에 대한 올바르게 인식하고 섭취를 제한하려는 어린이 본인과 가족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미국심장학회(ACC)가 제안한 몇가지 팁은 되새겨 볼 만 하다. ▷식탁 위에 있는 설탕ㆍ시럽ㆍ꿀을 치울 것 ▷가당 음료 대신 무가당 음료를 선택할 것(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최고) ▷통조림보다 신선한 과일을 섭취할 것 ▷영양표시정보를 확인하고 가장 적은 양의 첨가당이 있는 식품을 선택할 것 ▷요리 시 첨가당을 대신할 수 있는 향신료(바닐라, 생강 등)를 선택할 것 등이다.
박 영양사는 “생활 속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몸의 변화는 시작된다. 단맛에 등을 돌리는 것은, 특히 어린이가 그러는 것은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우선 가족이 함께 도와 (당을)줄이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