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실상부 ‘국민차’ 그랜저ㆍ쏘나타 두 차종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

- 높은 가동률ㆍ효율적 HPV 유지…‘현대차 글로벌 공장 건설의 표준모델’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그랜저’, ‘중형 세단의 절대강자 쏘나타’

현대자동차의 최대 주력 상품이자 명실상부 ‘국민차’인 두 차종을 생산하는 국내 생산기지 아산공장을 최근 찾았다. 충남 아산시 181만㎡ 부지에 위치한 현대차 아산공장은 이날도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실제 아산공장의 가동률은 올 1~3월 99.2%에 달했다고 한다.

[르포] ‘53초마다 車 1대 뚝딱’…그랜저ㆍ쏘나타 생산기지 현대차 아산공장을 가다

이는 지난해 신차효과(IG 모델)로 열두 달 중 석 달을 제외하고 월 1만대 이상을 팔아치운 그랜저가 올해도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지난 3월 내수 판매량이 작년 11월 이후 넉 달 만에 1만대를 재돌파하는 등 그랜저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 공정은 프레스와 차체(용접), 도장(도색)과 의장(조립) 등 네 단계로 이뤄져 있었다. 프레스와 차체공정에 약 2시간, 도장 10시간, 의장 6시간 등이 소요되며 최종 검사까지 포함하면 차 한대가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20시간 정도다.

먼저 프레스 공장에서는 5000톤의 트랜스퍼 프레스 2기와 2700톤의 텐덤 프레스 1기 등의 중장비들이 철판을 코일로 찍어내고 있었다. 하루에 200여 톤의 철강을 사용하는 이 공장의 자동화율은 89%에 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대 모델인 그랜저HG는 고장력 강판이 24%만 들어갔지만 그랜저IG는 이를 55%로 늘렸다”며 “차량 강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용 접착제 사용량도 HG에 비해 10배나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찍어낸 코일 등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차체공장으로 옮겨진다. 차체공장은 하부, 측면부 등의 패널을 조립해 차량의 바디 프레임을 용접 조립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아산공장의 심장’이라 불리는 ‘메인벅’ 설비 1기와 로봇 318대가 용접 자동화율 100%를 자랑했다. 공정 중간중간마다 레이저를 이용해 차체의 중요 포인트(68점ㆍ204좌표)를 실시간 측정해 품질 안정화를 이뤄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단계는 차량에 컬러를 입히는 도장공장이었다. 111대의 로봇이 총 14개 색깔을 만들어는 곳이다. 여러개의 로봇팔들이 차 주위를 둘러싸고 정교하면서도 골고루 차체에 염료를 뿌려댔다. 생산 차종이 중형 및 준대형 세단인 만큼 어두운 계열의 컬러가 주로 눈에 띄었지만 화이트 컬러도 상당했다. 도장공정의 자동화율은 71%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산공장 도장공정은 스캔을 통해 굴곡을 걸러내는 도장 이물질 자동 비전검사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르포] ‘53초마다 車 1대 뚝딱’…그랜저ㆍ쏘나타 생산기지 현대차 아산공장을 가다

마지막 단계는 완성차 공장의 ‘상징’과도 같은 의장(조립)공장이었다. 똑같은 차종이라 해도 옵션이 천차만별이고 국가별로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자동화율은 14.1%에 그쳤다. 덕분에 수많은 작업자들이 자동차를 마지막으로 완성시키고 있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의장 공장에만 전체 아산공장 생산직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1200여 명의 직원들이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항목에 대해서는 ‘체결보증시스템’을 적용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모습이었다. 이기수 현대차 아산생산실 이사(총괄생산실장)는 “아산공장은 1시간에 차량 67.5대를 생산해내는 높은 효율의 공장”이라며 “53초마다 차량 1대가 나오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산공장의 HPV(자동차 1대 생산에 투입되는 시간)은 18.5시간으로, 국내 현대차 공장 중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현대차 국내 공장 중 가장 최신식인 만큼 이곳은 전세계 현대차 공장 건설 시 기준이 되는 ‘표준 모델’이기도 하다.

그랜저와 쏘나타의 신차효과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만큼 아산공장의 올해 생산 목표는 작년 대비 2만 대 가량 줄어든 24만3500대다. 하지만 가동률은 여전히 99%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기수 이사는 “장비 고장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라인이 멈출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말 공장 지붕 전체면적의 68%(21만3000㎡)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것도 아산공장의 자랑이다. 이 이사는 “국내 최대 지붕발전량인 10MW(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중”이라며 “이는 연간 3800가구가 쓸 수 있는 양으로, 이산화탄소를 연간 5600톤 감축시킵니다. 나무 112만 그루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