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연패 달성
조별리그 전, 저조한 득점·경기력 비난
대회 시작되자 7경기 27골 화력 폭발
내년 올림픽 준비 돌입…“이강인, 꼭 같이해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하면서 3연패를 달성한 황선홍호가 귀국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7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황 감독과 주장 백승호(전북),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대표팀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사진을 이룬 300여명의 팬이 환호와 박수로 맞이하자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황 감독과 22명의 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 손에 꽃다발을 든 채 도열해 밝게 웃으며 기념 촬영을 했다.
황 감독은 “정말 훌륭한 선수·코치진과 함께해 행복하고 좋은 추억이 됐다”며 “국민의 성원으로 아시안게임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좀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선수들에게도 많은 칭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까지 저조한 득점력과 경기력으로 여론이 좋지 않았다. 황 감독은 “매일 비난만 받다가 환영을 받으니 좀 생소하지만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환영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경기에서 27골을 뿜어낸 원동력에 대해서는 “한 사람을 이용한 축구보다는 여러 가지가 어우러지는 축구가 좋은 축구라고 생각한다”는 지론을 밝힌 뒤 “2선 선수들이 고루 활약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황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이 직선적이고 파워풀한 싸움을 걸어오는 바람에 조금은 경기가 말리는 등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면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 실점을 한 직후 굉장히 아찔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심리적으로만 흔들리지 않으면 우리가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경기장 안에서 주장 백승호나 박진섭(전북) 등이 중심을 잡아줘 페이스를 다시 찾았다”고 짚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매는 황 감독은 ‘에이스’ 이강인을 데려가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황 감독은 “(이)강인이에게 도장은 받지 않았지만 꼭 같이 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물음표’인 것 같다”며 “아직 확실한 대답은 안 해줬다. 비밀이라고 하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황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각 구단의 지원을 절실히 요청했다.
그는 “일본이나 우즈베키스탄은 3년 가까이 대회를 준비한다. 반면 우리는 소집이 몇 차례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 뒤 “열심히 준비할 수 있도록 서포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매치 기간은 당연하고, 동계 훈련 시기에도 2∼3주 만이라도 훈련할 기회가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 황 감독은 “이런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각자 소속팀에 돌아가는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앞으로 A대표팀에서도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황선홍 감독과 스태프들도 수고했다”고 축하했다.
황선홍 감독과 한국 24세 이하(U-24) 축구 대표팀은 전날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11분 터진 조영욱(김천)의 역전 결승골을 앞세워 일본 대표팀을 2-1로 이겼다.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우승했던 한국은 대회 사상 첫 남자 축구 3연패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