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종사자 등 중독 늘어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여성 마약류사범이 전년 대비 6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2000년대 이후 사상 최대 인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24일 대검찰청의 마약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국내에서 단속된 마약류사범은 총 995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281명)보다 20.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여성 사범의 증가가 눈에 띈다. 9953명 가운데 여성은 1907명으로 전년 동기(1185명)보다 무려 60.9% 급증했다. 전체에서 여성사범은 19.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여성 마약류사범은 남성에 비해 뚜렷한 증가 움직임이 없었다.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던 2009년(2790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1000~1500여명 안팎의 사범에 그쳤다. 전체 비중도 13~15% 사이에서 움직였다.
마약 문제 전문가들은 올해 여성 사범이 증가한 이유로 인터넷이나 유흥업소 등을 통해 마약을 구매하는 통로가 예전보다 많아졌고, 성매매 종사자를 중심으로 마약류 구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중독성에 취약한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마약류사범은 대마, 마약, 향정사범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되는데 이 중 마약사범의 경우 지난달까지 남성(507명)보다 여성(591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한편 올 들어 조선족을 중심으로 하는 외국인 마약류사범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0월말 기준 적발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51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96명)보다 100명 넘게 급증하고 있다. 이 중 절반 가까운 250명이 중국인으로 조사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적발된 중국인이 모두 184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사상 최대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 중에서도 대림동 등을 중심으로 조선족의 마약 거래 급증세가 눈에 띈다. 조선족 마약사범이 증가한 이유는 우선 거래 가격이 꼽힌다. 한국에서는 마약 가격이 중국보다 10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린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범죄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일대가 중국 내 필로폰 최대 유통지인 베이징과 인접해 밀거래가 쉬운 점도 또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유관기관과 공조해 조선족 마약사범에 대한 정보활동을 강화하고 출입국이 빈번한 조선족 가운데 우범자를 선별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다. 중국 사법당국과의 공조도 한층 늘려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