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ㆍ양영경(천안) 기자]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25일 만면에 미소가 넘쳤다. 이날 새벽, ‘무박(無泊) 4일’이라는 전례없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북한의 사과ㆍ이산가족 상봉 추진 등의 성과로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의 5년 임기 중 딱 절반이 되는 전환점을 맞는 시점이어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한결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자칫 고꾸라지는 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그간의 실정(失政)을 파고드는 야당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었기에 판문점발(發) ‘낭보’는 짧게는 내년 총선 승리의 동력, 길게는 정권 재창출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였다.
원유철 원내대표부터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이날 충남 천안의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새누리당 연찬회의 시작을 알리며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를 언급, “우량아를 낳기 위해선 산모의 고통이 크다고 한다”며 “2박 3일간 수고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관계자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와 함께 박수로 (연찬회를) 시작하면 어떨까 한다”고 박수를 유도했다.
원 원내대표는 “북한의 지뢰도발 이후 남북이 전시상황에 준하는 긴장상황에서 도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 담은 합의문을 도출해 남북관계 발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이는 박근혜 정부의 원칙에 기초한 일관적 대북정책과 새누리당의 한결같은 지원, 국민의 적극적 성원이 하나가 돼 이룬 쾌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북 관계에서 박근혜 정부의 전반기가 도발을 종식시키고 원칙을 세우는 시기였다면, 후반기는 남북 공동의 평화ㆍ번영을 여는 시기가 돼야 한다”면서 “이제 당ㆍ정ㆍ청이 굳건한 안보 토대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열어가는 데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아울러 목함지뢰 사건 탓에 부상을 당한 장병들에게 소속 의원들이 후원금을 갹출해 지원하는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고 알렸으며, 이 안건이 참석자들의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통과돼 관례에 따라 후원금을 책정하기로 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전해진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결과에 고무된 듯 “오늘은 박근혜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맞는 날”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우리 새누리당의 성공임을 한 시도 잊지말고 앞으로 남은 대통령 임기동안 국정의 동반자로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에서 승리의 역사를 써나가도록 하자”고 해 박수를 받았다.
김 대표는 또 “국민들께서 잘 했다고 평가하는 부분은 계속 잘하고, 잘 못 했다고 평가하는 부분은 잘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며 “칭찬에 우쭐하지 말고 질책에 겸손하게, 국민에게 눈높이에 맞춘 정치하는게 우리 숙명이란 것 명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남북 관계 관련, “이번 도발은 남북간 대화를 통해 해결했지만 북한이 앞으로 다시는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없다”며 “북한의 도발 막는 유일한 방법은 단호한 응징과 북한의 싹을 잘라내서 북한이 두려움 갖고 무력도발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중국발 경기 침체로 인해 글로벌 경제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데 대해 “경제개혁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정치개혁과 관련해선 “선거구 관련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지만 모든 제도가 민심을 거슬러선 안 된다”며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방향에서 어떻게 하면 리더십을 잘 세울지 고민하는 연찬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