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글로벌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한 숙소에서 감금ㆍ성폭행 사건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제기 되는 등 에어비앤비를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 여성이 해외 에어비앤비 이용 중 흉기로 위협당한 뒤 숙소에서 쫓겨나는 일까지 벌어져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에어비앤비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여대생 박모(24ㆍ여) 씨가 프랑스 카르카손 지역의 한 현지인 부부 집에 머물렀다 한밤중에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박 씨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들 부부의 집에 머무르게 된 것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문제가 터진 것은 이튿날인 12일 오후 6시였다.
박 씨는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자 집주인 부부가 돌연 날 도둑으로 몰며 집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증거도 다 찍혔으니 100유로를 내놓으라 했다”면서,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자 돌연 집주인이 창고에서 망치를 들고와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박 씨에 따르면 그가 입은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집주인 부부가 박 씨의 지갑을 뺏어 10유로를 가져갔다는 것.
박 씨는 또 “다음 날 아비뇽으로 향하는 차표를 찢고 휴대전화 유심칩을 빼 던져버린 뒤 나를 집에서 내쫓았다”며 “새벽에 갈 곳이 없어 오전 6시까지 문을 여는 클럽에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집주인 부부는 박 씨의 말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돈을 빼앗은 사실도, 흉기를 휘두른 사실 등도 전혀 없었다며, 이를 뒷받침할 CCTV 증거 영상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6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CCTV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는 즉각 해당 부부의 에어비앤비 계정을 차단하고 박 씨가 입은 피해를 보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에어비앤비 이용자들 사이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투숙객이 숙소를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는 것이 다른 투숙객의 이용후기와 집주인이 올린 사진 뿐인 만큼, 만일 후기 등이 조작됐을 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 측은 “5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안전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했고, 호스트 및 게스트들에게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비앤비는 “글로벌 숙박업계의 여타 선도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에어비앤비도 안전을 위해 새로운 방안 및 조치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 커뮤니티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에서 머물던 미국 10대 청소년이 성전환자인 집주인 여성에게 감금 뒤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집주인 여성은 투숙객에게 키스를 하려다 거절당하자 짐을 빼앗고 내쫓겠다고 협박하며 싱크대 서랍에서 흉기까지 꺼내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