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일명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A(82) 할머니에 대한 구속영장이 20일 발부됐다.

대구지법 상주지원 진원두 영장전담판사는 “기록에 의할 때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할머니는 지난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나눠마신 사이다에 고독성 살충제를 탄 혐의를 받고 있다.

‘농약 사이다’ 피의자 사위 “사실대로 말해달라 했더니…”

하지만 A씨 측은 여전히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날 A씨의 사위 B씨는 한 매체를 통해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누명을 씌우려고 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장모님에게 혹시 순간적으로 잘못 판단해 농약을 탄 것이라면 사실대로 말씀드리라고 했으나 강하게 부인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집에서 살충제가 남은 드링크제와 살충제 원액병이 나온 것에 대해 “작은 면(面)에서 마트에 물량이 들어오면 소비하는 시간이 상당히 길어 지역에 드링크제병은 대부분 유통기한이 같지 않겠느냐”며 “집 안팎에 버려둔 병을 누군가가 가져가 범행에 활용할 수도 있고, 마을 다른 집에도 뒤져보면 유효기간이 같은 드링크제병이 나올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장모님이 가족, 변호사, 경찰관이 있는 자리에서 ‘살충제 병을 본 적도 없다. 어느 놈이 가져다 놓았는지 몰라도 그 놈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며 “쌀 농사를 안 지은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런 살충제 병이 집에서 나온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A씨 변호인으로 선임된 정연구 변호사도 그동안 “A씨는 ‘내가 정말 범죄를 저질렀다면 증거가 될 드링크제병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버리든지 묻었어야 정상이 아니냐’라고 얘기했다”며 “경찰은 아직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A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인 이날 오후 상주경찰서 유치장에 다시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