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조선 러브콜’에 대미 네트워크 활용
“방산 글로벌 역량 강화…한화에어로·오션 사업확대”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에 올랐다. 김 회장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인연이 깊은 만큼, 향후 대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방위산업(방산) 시장 공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계열사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등 5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김 회장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에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창범 한화그룹 경영지원실장(부회장)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에 선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손재일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
한화 관계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은 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방산·우주항공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 역량 강화에도 김 회장이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련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 주주로 있는 한화오션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언급한 만큼,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공략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한화오션은 한국 조선사 중 최초로 미국 해군과의 MRO 사업 계약을 2건 체결하는 등 미국 함정 MRO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지난 6월에는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국 MRO 사업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경제계 내 대표적인 ‘친(親) 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 받았으나 당시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김 회장은 또,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 멘토인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과 40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김 회장은 올 들어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통해 방산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은 당시 “신규 시장으로 현재 추진 중인 루마니아의 K9 사업 수주에 총력을 다해 유럽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유럽을 넘어 북미 등 전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차별성과 미래 기회를 선점하는 변화 수용성을 기반으로 한화의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