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다들 돈이 안된다고 그만둔 사업이다. 하지만 한 기업만은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 버텼다. 그렇게 10여년, 이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제품(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회사가 됐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콜레라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0년 설립된 백신 전문 제조 기업이다. 회사를 설립한 백영옥 대표는 수의학과를 나온 수의사 출신으로 GC녹십자연구소,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 등에서 백신 사업을 하다 2010년 창업을 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지원을 받아 저개발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중책을 맡았다. 회사는 연구개발을 통해 2015년 콜레라 백신 ‘유비콜’ 개발에 성공했다. 2016년부터 유니세프에 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유비콜-S’, ‘유비콜-플러스’ 등 제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전 세계 콜레라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콜레라 백신을 생산하는 곳은 유바이오로직스뿐이다. 원래는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콜레라 백신을 생산해 왔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현재는 모두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인도 샨타바이오텍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지금은 유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유일의 콜레라 백신 생산 업체가 됐다”며 “콜레라 백신이 주로 아프리카와 같은 저개발국에 공급돼 수익성이 낮지만 유바이오로직스는 세계 공중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사업을 접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6일 유니세프로부터 2025년 경구용 콜레라 백신의 납품 요청서(Award letter)를 받았다. 유니세프로부터 요청 받은 내년 물량은 총 7200만 도스(1회 접종분). 규모로는 약 1억830만달러(1490억원)에 이른다.
공식 UN 산하 아동구호기관인 유니세프는 유바이오로직스로부터 구매한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아프리카 등 콜레라가 창궐 중인 저개발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콜레라는 오염된 식수나 음식 등으로 감염되는 2급 감염병이다. 주로 설사나 구토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탈수와 저혈량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콜레라는 주로 아프리카처럼 저개발국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환자가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해 전세계 콜레라 발병 건수는 66만7000여건으로 전년 대비 41%가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와 분쟁 등이 증가하며 콜레라 발생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콜레라 발병이 증가하며 유일한 콜레라 백신 공급 업체 유바이오로직스 실적도 상승 중이다. 지난 20~22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매년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 해 7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 3분기까지 벌써 1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올해 사상 최대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