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다카히로 부회장 기자회견
“심사 현정권에서 엄숙하게 진행”
“트럼프 반대하면 말하러 갈 것”
일본제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반대 의사를 밝힌 미국 철강업체 US스틸 인수를 올해 말까지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에서 US스틸 인수 업무를 담당하는 모리 다카히로 일본제철 부회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목표로 세운 올해 12월 말까지 US스틸 인수 완료 계획과 관련해 “미국 대선이 종료돼 냉정하게 논의할 환경이 됐다”면서 “무언가 큰 판단이 없는 한 틀림없이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리 부회장은 “(인수) 심사는 현 정권에서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정치성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제철은 미국 산업화 상징으로 꼽히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미국 철강노조(USW) 및 일부 정치권 인사들과 이 거래에 반대를 표명했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난항에 빠졌다.
일본제철은 인수 사안을 다뤄온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심의를 재신청했고, 9월이었던 심의 기한이 90일 연장됐다. 거래 이슈가 미국 선거와 맞물려 정치 이슈로 비화하자 CFIUS가 심사를 대선 이후로 미뤘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CFIUS 판단은 올해 말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모리 부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하는 경우엔 이야기하러 가겠다”라면서 “이 건은 외국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방침에 지극히 가까운 안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전 수차례에 걸쳐 인수 계획에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 인수가 성사될지는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수를 승인하더라도 트럼프 정부가 이를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에도 “(US스틸을 일본제철에) 팔게 놔두지 않겠다. 좋은 거래일지 몰라도 상관없다”며 “내가 그곳(백악관)에 도착하기 전에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여야가 초당적으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승패에 중요한 노동자의 표심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US스틸은 이번 선거에서 펜실베이니아(피츠버그)에 공장을 두고 있다.
한편, 일본제철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대비해 ‘트럼프 1기’ 때 국무부 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하며 대비해 왔다. 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