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에서 “역사적 당선을 축하하고 특별한 관계의 모든 측면에서 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정상들은 방위와 안보부터 성장과 번영에 이르기까지 영미 관계는 대단히 강하며 향후 오랫동안 번성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총리는 중동 상황을 짚어보고 역내 안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들은 9월 (뉴욕) 회동과 영국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친밀함을 즐겁게 회상했으며 함께 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중도좌파 노동당이 전통적으로 미국 민주당과 가깝고 스타머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제1야당 시절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거친 표현을 썼던 점에서 최우방인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스타머 정부는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든 양국의 ‘특별한 관계’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총리실 한 고위 당국자는 일간 가디언에 “우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느긋하다”며 “총리는 트럼프와 이미 두어 차례 대화했고 이는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승자를 좋아하는데 스타머를 ‘크게 이긴 승자’로 본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와 친분을 과시해온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영국이 트럼프를 위한 레드카펫을 깔아야 한다”며 자산이 가교 구실을 하겠다고 나섰다.
패라지 대표는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영국이 빨리 트럼프 당선인을 환영하지 않으면 큰 기회를 허비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키어 스타머 정부와 트럼프 간 존재하는 분열에 다리를 놓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우익 포퓰리즘 정치인인 그는 5일 밤 트럼프와 가족, 기부자, 지지자들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함께 대선 개표 방송을 지켜보는 파티에도 등장했다.
패라지 대표는 이번 기고에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 이민 정책 등을 거론하면서 대중이 진짜로 분노하고 바라는 부분이 무엇인지 영국이 트럼프 측에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우리 정계와 M25(런던 외곽도로) 밖에 사는 국민 사이의 단절감은 미국에서만큼 크다”며 “미국인들은 이에 질려 트럼프에게 문제 해결을 바랐고 영국인도 비슷한 조바심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기존 정당과 전통적인 연계가 없는 젊은 세대가 아주 다른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다수가 트럼프를 존경한다”며 “우리를 포함해 정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오른쪽으로 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