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사실 아무 하고도 통화를 못한다”
아이유가 과거 유튜브 채널 ‘이지금 [IU Official]’에서 ‘콜포비아(전화 공포증)’를 고백하며 언급한 말이다. 그는 “통화하는 걸 굉장히 힘들어한다”며 “그냥 엄마랑 통화를 하더라도 전화가 오면 조금 불편해진다”고 언급, 전화 통화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아이유 뿐 만이 아니다. 문자, 메신저에 익숙한 MZ세대 중에는 전화 통화를 불편해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실제 한 구인구직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10대 10명 중 4명이 ‘콜포비아’를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화 통화를 어려워하는 젊은층을 위해 급기야 인공지능(AI)이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LG유플러스가 7일 공식 출시한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가 그 주인공이다. 익시오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전화 대신 받기’다. 말 그대로 AI가 대신 전화를 받아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가는 기능이다. AI가 상대방과 통화를 하고 내용을 저장해 준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나,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싶지 않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LG유플러스가 이 기능을 서비스에 담은 것은 실제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2000여 명의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의 니즈를 파악했다. 특히 지난 9월 한 달 동안 대학가 등을 돌며 익시오 체험행사를 진행하면서 8000여명의 고객 의견을 담았다. “교수님의 전화를 받기가 싫다”거나 “메시지만 하다 보니 전화가 오면 겁부터 난다” 등 젊은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AI 서비스로까지 구현된 셈이다. “고객에게 딱 맞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LG유플러스의 AI 전략과도 맞닿은 지점이다.
LG유플러스 외에도 젊은층의 이같은 ‘전화 공포증’을 고려한 서비스는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구직 플랫폼 알바몬이 구직자와 구인 기업이 서로 전화나 대면이 아닌 모바일 채팅으로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구직자는 구인 기업 채용 담당자에 공고 상 확인이 어려운 기업 정보를 문의할 수 있고, 구인 기업은 지원자에 채용 과정 안내와 일정 등을 통화 없이 채팅으로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다.
ICT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는 주요한 고객 층인 만큼 그들의 특성을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콜포비아를 기술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