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28년 매출 2조3200억원 등 중장기 전략 발표
3자 연합 “투자 조달 방법 의문, 형제 채무 갚으려고 외부 세력 유치”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한미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형제측은 한미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지만 투자금 조달 방법 등을 소상히 밝히지 않아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3자 연합(모녀, 신동국 회장)은 한미그룹이 형제의 채무를 갚으려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했다. 결국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와 다음 달 19일 열릴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경영권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한미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다만 이를 위한 재원 조달 방법 등 뚜렷한 방안 등은 제시하지 못했다.
한미그룹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비전문가가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회사를 망치는 것인 만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도 3자의 개입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향후 2년 동안 한미그룹 경영권을 강력하게 지배함과 동시에 한미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통해 임직원, 이사회, 주주들의 신임을 받는 책임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028년까지 매출 2조3267억원을 이루겠다는 비전안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기업 인수합병(M&A)에 5680억원, 연구개발(R&D)에 2000억원, 제조시설에 420억원, IT 인프라에 50억원 등 총 약 81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2028년 목표 영업이익률은 13.7%다.
중기 성장전략의 핵심은 그간 고수했던 한미만의 성공방정식에 적극적인 인수합병, 투자 및 제휴 등 외적(inorganic) 성장동력을 추가하는 것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외부환경을 고려했을 때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역량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미사이언스는 설명했다.
경영권의 분수령이 될 주주친화 정책도 밝혔다. 회사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주주환원율을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8년까지 연평균 20% 현금배당을 약속하는 한편, 같은 시기 총발행주식수 대비 연평균 0.5%의 자사주를 순차적으로 매입하고 소각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런 한미사이언스의 투자 계획에 대해 3자연합(모녀, 신동국 회장)은 의문을 나타냈다. 3자 연합은 “이번에 발표한 중장기 전략은 30여억원의 비용을 들여 외부 컨설팅을 받은 보고서에서 발췌된 것이지만 30여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보고서라고 하기에는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어서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어 “815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며 “개인 채무로 연간 이자 비용만 1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쓰고 있는 두 형제분들의 오버행 이슈 해소 방안은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3자 연합은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가치를 고민하기 보단 본인들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며 “회사의 자산을 자신들의 사적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희 3인은 이 같은 회사 자산의 사적 유용을 막아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