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자문회의, 방사선바이오 전략 의결

방사선바이오 시장, 2032년 ‘약 30조’ 확대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 신약 투자 ‘급증’

동위원소 자급, 신약 후보 도출, 관리체계 구축 등

2030년 ‘꿈의 암 치료제’가 온다…政, 방사선의약품 시장 선점 ‘박차’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을 제조하기 위해 핫셀을 조작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정부가 핵심 원료 발굴부터 신약 개발까지 ‘꿈의 암 치료제’ 전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오는 2032년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핵심 원료 동위원소를 100%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방사성의약품의 글로벌 신약 후보를 3종 이상 발굴하고, 방사선바이오의 수요·공급 전주기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산학연 협력을 활성화 시키고 ‘방사선-바이오 산업의 허브’로 육성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방사선바이오 성과창출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 ‘꿈의 암 치료제’가 온다…政, 방사선의약품 시장 선점 ‘박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 청사. [헤럴드DB]

▶동위원소 자급, 신약 후보 도출, 인프라 구축= 방사선바이오는 방사성동위원소와 표적 리간드를 일컫는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치료 방사선을 방출해 암세포 등 질병세포를 파괴하고, 진단 방사선으로 질병세포를 진단한다. 표적 리간드는 질병세포에만 결합토록 유도하는 바이오 물질이다.

쉽게 말해 방사선바이오 치료제는 질병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방사선바이오 진단제는 질병세포의 위치를 특정하고 정밀한 영상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 암세포만을 정밀 타격하는 방사선의약품이 꿈의 암 치료제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에 정부는 핵심 원료 동위원소 완전 자급, 방사성의약품 글로벌 신약 후보 도출, 방사선바이오 수요·공급 전 주기 관리체계 구축 등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암 치료 등에 쓰일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역량을 강화해 오는 2030년까지 완전 자급을 달성한다.

이를 위해 하나로·싸이클로트론 등을 활용해 유망한 의료용 동위원소 자체 생산기술을 확보한다.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공급, 인증 등을 총괄 조정·관리하는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차세대 동위원소 국내 공급을 위한 고순도 분리정제 원천기술 개발 등을 추진한다.

또 3종 이상의 방사성의약품 글로벌 신약 후보 도출을 위해 유도체 개발, 고에너지 동위원소 특화 합성(링커) 기술 최적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테라노틱스 신약 개발 기술 등 3대 중점 기술을 지원한다. 방사성의약품 제조를 위한 신약 개발(국가RI신약센터)→ 임상시험(GMP의약품제조소)→ 산업연계(RI활용연구센터)로 이어지는 전 주기 인프라 확보에도 나선다.

수도권(원자력의학원 등), 동남권(원자력연구소 등), 서남권(첨단방사선연구소 등) 권역별 클러스터를 조성해 방사선바이오 산업 허브를 육성하고, 방사선바이오산업진흥센터 운영을 통해서는 민간 수요 기술개발, 사업화, 해외진출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외에도 방사선바이오 신기술·기술 사업화·인프라 운영 등 관련 규제개선 수요도 발굴할 예정이다.

2030년 ‘꿈의 암 치료제’가 온다…政, 방사선의약품 시장 선점 ‘박차’
싸이로키티 주사액 제조 핫셀 내부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방사선바이오 시장 ‘30조’ 육박…민관 역량 집중= 정부가 구축한 방사선바이오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은 방사성의약품 등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선바이오의 경우 기존 신약 개발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투자 비용도 낮다는 경제적인 장점이 크다.

이 때문에 방사선바이오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글로벌 방사선바이오 시장은 오는 2032년까지 29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19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앞다퉈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전립선암 치료제(플루빅토) 1조4000억원, 신경내분비암 치료제(루타테라) 8200억원 등 매출을 올린 노바티스 뿐만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인수&합병 등을 통한 방사선의약품 개발에 의욕적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미 적극적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의약품 원료인 Ac-225 공급원을 확보 후, 원자력의학원과 방사성의약품 개발 및 생산설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전립선암 치료제(Lu-FC705)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퓨쳐켐, 셀비온 새한산업 등도 미래 3대 플랫폼으로 방사성의약품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민관 협력을 통해 정부는 방사성의약품 국산화를 통한 국내 K-방사선바이오 신약 개발로 인한 글로벌 시장 조기 선점, 전 국민이 공급중단 우려 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차관은 “방사선바이오 성과창출 전략은 국내 방사성동위원소의 생산력 향상과 신약 개발 지원 인프라 확보 등을 통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방사성의약품 개발 경쟁에 맞서 기술경쟁력과 자립도를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