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만에 최고가 기록…“자율주행 구현 가속화 기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올인’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이 ‘신(神)의 한 수’가 된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6일(현지시간) 투심이 쏠리면서 테슬라 주가가 15% 가까이 급등세를 보이면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4.75% 오른 288.53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장중 한때는 15.17% 상승해 289.59달러를 찍었다.
이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지난해 7월 19일(장중 299.29달러)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의 최고치다.
올해 연중 주가 수익률은 16%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255억달러(약 1296조6255억원) 수준으로, 하루 새 1183억달러(약 165조7383억원)가량 불어났다.
미국 기업 중 시총 순위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7위, 1조100억달러)보다 아래인 8위지만, 이런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명실상부한 ‘매그니피센트7’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주가는 대선 당일인 전날(5일)에도 3.5% 상승하며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면서 테슬라의 향후 사업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했으며,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포함해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대 경합 주로 꼽힌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현금 살포’ 성격의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이며 승리를 견인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런 공헌을 인정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새벽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선거 승리를 선언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고 치하했다. 또 머스크를 일컬어 “특별한 사람”, “슈퍼 천재”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9월부터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하면 연방 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 왔다.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트럼프에 ‘올인’한 만큼, 향후 트럼프 정부에 참여해 이전까지 걸림돌이 돼온 규제 완화 등을 밀어붙이면서 테슬라의 미래에 대해 그간 자주 언급해온 “새로운 성장의 물결”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테슬라와 머스크에게 가장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통한) 자율주행 패스트트랙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최전선이자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FRA 리서치의 부사장 겸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인 개럿 넬슨은 “머스크가 아마도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승자일 것”이라며 “트럼프 승리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규제 승인을 신속하게 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와 함께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하고 목표가를 110달러에서 3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