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분석…50세 이상 유권자 90% “투표 의향 매우 높다”
인플레이션·사회보장제도 중시…“주머니 사정에 유리한 후보 선택”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판까지 초박빙을 이룬 올해 미국 대선에서 50세 이상 유권자가 승패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5일(현지시간) 50세 이상 미국인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에 나설 의향이 높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50대 이상 개인들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이익 단체 AARP의 존 히스타 캠페인 담당 수석 부사장은 “50세 이상의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과반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국 선거 결과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특히 경합주에서 그러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AARP에 따르면 50세 이상 유권자의 약 90%가 투표 의향이 매우 높다고 답한 반면, 50세 미만 유권자는 같은 응답 비율이 75%였다.
히스타 부회장은 “50~64세는 공화당에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65세 이상은 현재 50대 50 정도로 나뉘어져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세대의 유권자들처럼 성별에 따른 격차도 존재한다. 50세 이상 남성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50세 이상 여성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더 지지하고 있다고 히스타 부회장은 전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더 유리한 후보를 선택할 전망이다. 높은 생활비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사회보장제도, 처방약 가격 등이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실시된 KFF 설문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공화당 지지 여성은 이민과 인플레이션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반면 민주당 지지 여성의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생각했다.
플로리다주 피넬라스카운티에 거주하는 캐시 섕크스(74) 씨는 인플레이션, 이민, 세금의 해외 지출을 가장 걱정하는 문제로 꼽았다. 그는 사전투표를 통해 트럼프를 선택했다.
피넬라스카운티는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으나 플로리다주 전체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이번 대선에서 주목 받는 카운티 중 하나다.
섕크스 씨는 사회보장 수당을 받지만 여전히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며 “매달 받는 퇴직급여만으로는 생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정점 대비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비는 여전히 높으며 최근 자동차 보험료가 크게 올랐다고 그는 설명했다.
사회보장제도 또한 50세 이상 유권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애리조나주 오로밸리에 거주하는 빌 애슬(87) 씨는 해리스에게 사전투표했다고 밝혔다.
주립대학교인 콜로라도광산대학의 교직원이었던 애슬은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사회보장 퇴직 수당을 받지는 않지만, 이에 의존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 이 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CN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인은 사회보장제도가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거나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사회보장 프로그램은 이르면 2033년부터 신탁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며 의원들이 더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혜택이 축소될 수도 있다.
애슬 씨는 멕시코 국경에서 60마일이 조금 넘는 거리에 살고 있는데, 이민으로 인한 이 지역의 범죄 증가에 대한 이야기는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지 뉴스에 따르면 파란색의 민주당과 빨간색의 공화당이 섞여 있는 “매우 보라색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