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자 문제 등 공포감 조성
해리스, ‘약점’ 경제 문제 강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막바지까지 치열한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해리스는 자신의 약점인 ‘경제’를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이민, 경제 등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초래한 문제를 두고 위기감을 조성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광고추적회사 애드임팩트가 대선 전 마지막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방영된 광고를 분석한 결과, 두 후보가 건네는 메세지는 상이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그를 지원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은 경제,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광고에서는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경제 이슈에 대한 설명이 등장했다. 해리스의 최대 슈퍼팩 ‘퓨처포워드’는 5200만달러(약 716억원)을 투입해 물가와 관세 이슈를 지적한 광고를 제작했다. 해당 광고에서는 과거 공화당원이었다는 시민이 등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공약은 일반인에게 더 부담을 줄 것”이라며 “대신 (트럼프는) 억만장자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줄 것이다”고 말한다.
최근 2주간 2540만달러(약 350억원)을 투입한 다른 광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 지지자였던 또다른 시민은 “트럼프는 억만장자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를 돕는다. 해리스는 물가 인상을 단속하고 노동자를 위한 세금 감면을 실시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슈퍼팩은 위기감을 조성했다.
예컨대 지난달 말 920만달러(약 126억원)의 광고비를 지불해 4101회에 걸쳐 방영된 트럼프의 최대 슈퍼팩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의 광고에서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공포감이 드러났다. 광고는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의 모습과 함께 “미국인들은 계속 목숨을 잃을 것이다”고 경고 메세지를 담았다.
마가가 10월 말 1930만달러(약 265억원)를 지불하며 광고 횟수를 늘린 다른 광고에서도 이민자 문제를 부각했다. 해당 광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초래한 국경 문제로 무고한 시민이 뼈가 부러지고, 성폭행을 당하고 총에 맞아 살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의 광고 형식도 약간 달랐다. 해리스 부통령의 광고는 후보의 목소리나 연설이 직접 등장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광고에는 후보의 목소리보다는 해설자가 등장했다. 또한 해리스는 낙태 문제, 트럼프는 소수자 반대 등 서로의 대표 공약을 담은 광고도 방영됐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두 후보 모두 광고에서 경쟁 상대의 이름을 거론하기보다는 애국심을 강조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지난 3일 NFL 경기 중 방영된 해리스 부통령의 마지막 광고에서는 흑인, 백인 등 다양한 인종을 향해 “우리는 서로를 적이 아니라 이웃을 본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설자가 등장해 “4년 전 우리는 잘못 선택했고, 목적을 잃었다”며 “우리는 쓰러지지 않는다. 다시 일어선다”고 전했다.